누군가 내 이상형을 물어보면 난 '스타일이 좋은 여자를 좋아해요.'라고 말을 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라고 하면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장을 하고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다니는 여자가 좋다. '그래서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는 거잖아'라고 말한다면 크게 반박할 수 없기는 하지만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노력하는 여자'가 좋다.
"넌 그런 가식적인 모습을 좋아하는거야? 나중에 화장 지우고 옷 대충 입고 있을 때 실망하면 어떻게 하려구?"라는 질문을 가끔받기는 하지만 설령 그 사람이 무릎나온 츄리닝 (조금 더 고상하게 트레이닝복)을 입고 면티에 머리카락이 뻣치고 화장 전혀 안 한맨 얼굴로 나온다고 해서 사랑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 모습 역시도 사랑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니까.
언젠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다. 난 왜 이런 이상형을 가지게 된 것일까?
제일 큰 이유는 내가 그런 것을 전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못하는 것을 곧잘 해내고 또 그것에 대해서 자신만의 확실한 스타일을 가지고 날 끌어줄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상형이란 이렇게 '내가 잘하는 것을 같이 잘 할 수 있는사람'인 경우는 거의 없다. 잘하는 것을 같이 잘하게 되면 서로가 시너지를 일으켜 정말 대단히 잘하게 되는 경우보다는 서로의자존심을 세워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은 말 잘하는 사람에게 끌리고 운동을 못하는 사람은운동을 잘하는 사람에게 끌리는게 세상의 이치인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자기가 부족한 것을 잘하는 것 때문에 많은 커플이 오랜 시간을 사귀게 되었을 때 문제가 발생해버린다.
커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 남자친구는 내가 게임 못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놀려서 싫어.", "여자친구가 글 못쓴다고 어찌나놀리는지 이제 편지따윈 쓰지 않을꺼야. 자기가 잘 쓰면 얼마나 잘 쓴다고 그러는지. 쳇.", "컴퓨터 좀 못할 수도 있지 그걸왜 무시하나 몰라. 자기는 편지 한장 제대로 못 쓰면서 말야."라고 하는 불만들을 제법 많이 털어놓는다.
자신이 잘하는 부분을 상대방이 못한다고 무시하고 놀리게 되면 작은 균열들이 생겨나게 되고 그 균열은 결국 둘 사이를 갈라버리게 된다.
그것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날 위해서 노력을 해 주는지 안 해주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것을 당신이 잘 하니까당신이 좋아진 것이고 그 잘하는 것이 자신의 부족함을 메꿔주길 바라는 마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것을 이용해서 상처주고상대방을 자신의 아래에 두기 위한 도구로 사용해선 안된다.
"당신의 애인이 그것을 잘 했다면 당신과 사귀지 않았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