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에는 자취방의 냉장고가 썩 좋지 않아서 음식을 보관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서 식사를 하기 위해 근처의 학교 식당을 자주 찾아갔었다. 그러다가 8월 중순에 자취방을 옮기고 나서는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만 학교 식당을 찾고 있다. 오늘은 밥이 먹고 싶어져서 학교 식당에 갔다. 여유롭게 밥을 먹고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는데, 누군가 '저기요!'를 남발하고 있었다. 나는 내 앞에 있는 사람이 혼잣말인지 전화통화인지 무언가 말을 하고 있어서 그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너번 '저기요!' 소리가 들린 뒤에 누군가 내 오른쪽 소매를 잡았다.
"저기요! 제가 지금 과제 때문에 인터뷰를 해야하는데요. 혹시 시간 괜찮으신가요?"
고개를 돌려보니 20대 초반의 남학생이 있었다. 나는 길거리에서 이런 요청을 받았을 때, 시간이 있다면 응해주는 편이다. 물론 내가 만만해 보여서 들이댔겠지만 내용을 들어보고 흥미가 생기지 않으면 곧장 자리를 피한다.
"네, 말씀하세요."
"감사합니다! 제가 지금 해야되는 과제가 저의 첫인상에 대해 들어보는 거에요. 저도 참 부끄러운데요. 제 첫인상이 어떠신가요?"
초면에 첫인상을 알려달라고 하니, 물어보는 사람이나 대답해줘야 하는 사람이나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는 약간의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처음에는 호텔 매니저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머리모양을 아주 깔끔하게 하고 계시잖아요.
"아, 정말요? 제가 오늘 이것 때문에 신경 좀 썼습니다. 하하하. 외적인 것 말고 또 다른 것은 없을까요?"
"음...목소리가 크지는 않지만, 낮고 울림이 있어서 라디오 방송 진행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너무 칭찬만 해주시는 것 같은데요? 혹시 '인문학과 치유'라는 과목 들어보셨나요? 이게 인터뷰를 한 번만 하는게 아니구요.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첫인상과 어떻게 다른 점이 느껴지는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거든요."
"과제가 참 특이하네요. 저는 학생이 아니라서 과목은 잘 모르겠어요."
"혹시 다음 주에 시간 괜찮으신가요? 제가 밥이나 커피 사드릴게요. 같이 대화하면서 첫인상과 생각이 달라진 점을 알아야 하거든요.
"음...그래요. 다음 주에 만나요."
그렇게 그 남학생은 내 번호를 받아갔다. 올해 여름에는 어느 여학생이 '대학내일'이라는 잡지에 사용될 자료가 필요하다고 부탁을 해서 2번의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대학생 혹은 20대의 가치관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그것을 진행하면서 애매했던 나의 가치관을 조금은 정립할 수 있었다. 이번 '첫인상'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내 생각을 정리해볼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양심이 있으면 여자사람친구 아무나 1명은 데리고 와라! 친구도 아닌데, 남자끼리 떠들기는 싫다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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