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는 같은 종이면 무늬나 색깔로 분간하기 쉽지 않다.
사자나 표범 같은 고양잇과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고양이들은 제각각 다른 무늬가 있는 걸까.
오리도 닭도 기러기도 돼지도 비슷비슷한데 젖소는?
젖소는 흑백이니까...
가게 근처를 배회하는 길냥이들이 있다.
무늬가 다른 세 마리가 번갈아 눈에 띈다.
한 녀석은 검은 바탕에 흰 다리를 가진 카리스마 넘치는 놈이고 다른 한 녀석은 흰 바탕에 몇 가지 색깔을 알록달록하게 염색한 놈이다.
나머지 한 녀석이 가게 문 앞에 서서 야옹, 야옹거리는데 절대 문을 넘어 들어오지는 않는다.
들어오면 안 된다는 걸 어떻게 아는 것인지 모르겠다.
배고프다고 우는 것 같아 남은 피자를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문 밖에 내어 주었다.
씹기 부드러운 걸 주고 싶었지만, 차갑게 식어서 딱딱해진 피자뿐이었다.
요 녀석, 이거라도 먹으려고 애쓰는 걸 보니 안쓰러웠다.
손으로 조금씩 뜯어서 먹여주는데 날름날름 잘 받아먹는다.
편하게 먹으라고 나머지도 잘게 잘라서 그릇에 넣어주고 자리를 피했다.
가게 유리창 너머에서 보고 있는데 조금 먹다가 그냥 가버리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먹기에 불편했으리라.
그런데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찾아왔었는지 어느새 그릇을 싹 비웠다.
실장님은 한번 먹이를 주기 시작하면 매일 찾아와서 귀찮아진다고 했는데 남은 음식이 있으면 꾸준히 줄 생각이다.
잘 먹어 주어서 내가 갖게 된 안도감을 요 녀석은 아는지 모르겠다.
해가 지고 가게 근처 벤치에서 쉬고 있었다.
밥 준 고양이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나를 똑바로 보고 어슬렁 걸어왔다.
발발대지도, 거드름을 피우지도 않았다.
내 옆에 앉길래 그런가 보다 했는데 다리를 꼬고 앉은 무릎 위로 올라왔다.
불편한지 이리저리 뒤적거렸다. 무릎을 모아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헐,,, 다소곳이 눕더니 나를 올려본다.
무섭...
이건 조금 다소곳...
곱게 들어서 바닥에 내려줄 때까지 이 자세로 앉아있었다.
어떤 유대감이 진하게 느껴졌다.
이 녀석도 분명히 같은 걸 느꼈으리라.
한 번도 없었던 신기한 경험이었다냥...
산란스럽고 복잡한 일이 자꾸 생겨서 포스팅이고 뭐고, 정신부터 챙겨야겠다고 했었는데 심쿵하게 만드는 냥이 한 놈이 빨리 포스팅하라고 다그쳤다... 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