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
오라는 사람 없어도 기차는
저 산비탈을 돌아 나왔겠지
부석거리는 역사 지붕
넉넉한 처마 밑 벽에 기댄 삽자루처럼
볕은 궁상맞은 벤치에서 졸고 있다
사람과 기차가 없어도
녹슨 선로를 민들레는 속삭이며 따라가고
정적마저 시끄러운 완벽한 기다림
떠날 일 없어 쓸쓸할 것 없는
*출처:픽사베이
체념
할 수 없어서 하지 않는 것을
포기라 하고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을
체념이라 한다
텅 빈 곳에
아무도 건너지 않는 다리를 만드는 일
긴 실 양쪽 끝을 손목에 묶고
너와 내가 잊고 사는 일
유리창이 눈부셔 앉은 채로 잠드는 일
나는 체념하기 위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