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은 캘리포니아에서 플로리다로 이사온 지 만 15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현재 직장에서 일을 시작한지 만 15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사실 어제 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끝을 맺지 못했네요.
할 말이 많아 오히려 할 말이 없어지는...
어릴 적부터 특별한 이유없이 5라는 숫자를 참 좋아했습니다.
둘씩 둘이 되고도 남은 하나의 숫자라 절대적인 고독도 느껴지는 5라는 숫자...
그래서 매일 하는 일도 5, 10, 15, 20, 25, 30... 알약 세는 일인가 봅니다.
사람이 직업을 선택하고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가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직업이 나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나라도 실수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 항상 긴장하고,
정확해야 하는 일이라 자꾸 매사에 꼬투리를 잡는 것 같고,
하루 종일 서있는 일이라 무릎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10년 넘게 일하는 날은 점심을 먹어본 적이 없고,
모든 고객의 불만을 해결해주다 보니 사람들에게 많은 실망도 하고,
노인 분들을 상대하다 보니 목소리도 커지고,
이런 별거 아닌 습관보다 가장 심각하게 생각되는 것은 생각의 흐름이 짧아진 것입니다.
일의 특성상 장문의 보고서나 장시간의 회의나 토론이 없는 순간순간의 검수와 단답형의 대화가 일상이다 보니, 의식의 흐름도 빠르게 바뀌고, 미사 여구의 긴 글도 쓰기 힘드네요.
사실관계만을 중요시 하다보니 정서적으로도 건조해지고 말이죠.
이제는 인생의 가을이라 할 수 있는 나이를 지내면서 조금은 내려놓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라도 매일 되뇌이면서 말이죠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지만 반대로 스팀잇에는 큰 의미없는 글이라도 자주 올려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부족한 나를 그대로 보여주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