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다른 병원에서 씌워야 한다는데. 떼우면 안될까요.?"
신환 (첫 내원한 환자) 에게 온 환자에게 종종 받는 질문이다.
그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에서야
"그럼요! 되죠."
라며 훈훈한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능력' 이 내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대부분, 진단을 내리고 보면 크게 벗어나지 않는 진단이 나온다.
가령,
깨진 치아가 있다면,
범위에 따라 우리는 파절된 부분의 복구를 위해
- 재료를 바로 넣어 굳혀 떼우거나. (레진, 보험재료 등)
- 본을 떠서 떼우거나 . (인레이, 온레이)
- 전체를 씌우거나. (크라운)
..
- 증상 없다면 깨진 채로 지내보는 옵션이 있다.
저렴하게 떼우라고 권유 했더니 한달을 못가는 치료를 권하는게
환자를 위한 일 만은 아닐 수도 있고.
당장 큰 비용을 부담하기 싫은데
작은 파절에 무작정 씌우자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치료방법의 선택에는 파절 범위와 함께 고려 할 수 있는
치료들에는 사회경제적 측면들과 재료학적인 측면의 장단점이 있다.
개인이 선호하는 방향이 다를 수 있고, 의사는 그 의견을 존중할 의무가 있으며
각 의사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 반영되기도 한다.
훌륭하신 스승님밑에서 배운 것은
현란한 술기나 'technique'이 아니라
환자를 위하는 'attitude' 였던것 같다.
이 인간의 attitude 란 향기와도 같아서
아무리 막으려고 보이지 않게 상대방이 알아채는 것이다.
짧은 임상의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만난 그 어떤 환자도
납득이 가는 진단과 진료의 선택지를 듣고 번쩍 뛰며 화를 낸 적은 없었다.
어쩌면, 환자들이 치과에서 힘들어 하는 것은
과잉진료 때문이 아니다. 수가 때문이 아니다.
적어도 내 몸의 일부인 '이' , 한번 빠지면 다시 나지 않는 '이' 의 상태가
어떤건지.
어떤 치료가 가장 좋을지.
세심하게 설명을 듣고 알고 싶고, 위로 받고..
치료 받고 싶은 것일 거다.
궁금하다면 씌우지 않고 떼울 수 있는지,
그냥 놔둔다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물어보자.
듣고도 모르겠다면 또 물어보고, 나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하자.
의심하지 않고 묻는 질문에
정성껏 답하지 않을 의사는 드물 것이다.
"씌울 수도 있고 떼울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마음은 다치지 말고 가세요! 마음은 씌울수도, 떼울수도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