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 LA FC가 멕시코의 네메시오 디에스 스타디움에서 0대4로 완패당했다.
감독은 그 경기장을 “지옥(Hell)”이라고 표현했는데, 해발 2670m라는 엄청난 높이 때문이라고 한다.
경기 영상을 보니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초반부터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움직임도 둔해 보였다.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평소처럼 뛰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
다음 달 열리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도 멕시코 고지대 경기장에서 중요한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특히 아크론 스타디움은 해발 1571m에 위치해 있어서 선수들의 체력과 적응력이 승부를 가를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다.
고지대에서 공기 밀도가 낮아져 체내 산소량이 줄어든다. 그래서 선수들은 심장이 더 빨리 뛰고 쉽게 지치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이는 적응 과정이 필요한데, 보통 2주 정도 걸린다고 한다. 단순히 운동만 열심히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가 환경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대표팀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약 20일 동안 고지대 적응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가벼운 조깅과 스트레칭 위주로 몸을 적응시키고, 이후 점차 훈련 강도를 높인다고 한다. 철분과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는 설명을 보며 스포츠 과학이 얼마나 세밀하게 적용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또 흥미로웠던 부분은 ‘고지대 도핑 효과’였다. 고지대에서 늘어난 적혈구가 평지에 내려와서도 일정 기간 유지되기 때문에 운동 능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마라톤 선수들이 고산지대에서 훈련하는 이유도 같은 원리라고 한다.
공의 움직임이 달라진다고 한다. 공기 저항이 줄어 공이 더 빠르고 멀리 날아가기 때문에 선수들은 패스와 슈팅 강도를 새롭게 조절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무회전 슈팅이 더 위력적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반대로 골키퍼들은 공을 안정적으로 쳐내는 판단이 중요하다고 한다.
축구가 단순한 체력 싸움이 아니라 환경, 과학, 전략이 모두 결합된 스포츠라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 한국 대표팀이 고지대 환경에 잘 적응해서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