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올리신 서편제 제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니 갑자기 생각난 친구가 있어요.
제가 10년도 훨씬 전에, 기자가 되기 전에 영화 조감독으로 일을 한 적이 있어요. 4~5년 동안 서너편을 했습니다. 그중 한편이 장률 감독의 <경계>(2007)에요. 그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한 <경계>는 곽경택 감독의 <태풍>(2005)이 끝난 뒤 차기작을 작업하던 중 잠깐 시간이 나서 참여했던 작품입니다.
(<경계> 촬영 현장)
몽골 고비사막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을 했던 작품이라 이후 영화 일이나 기자 일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었죠. <경계>는 전수일 감독의 영화를 주로 찍어온 김성태 촬영감독이 촬영했어요. 김성태 촬영감독은 지금 강원영상위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성태 촬영감독 팀에 세컨드를 맡은 친구가 현장에서 꽤 인상적이었어요. 낮에는 39도까지 올라가고,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는 몽골 고비사막에서 촬영 첫날부터 완벽하게 현지에 적응했던 까닭이었죠. 스탭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촬영이 끝난 뒤에는 안주를 뚝딱 만들어내 술도 많이 마시기도 했죠. 저와 동갑인데 촬영 경험이 참 많겠다 싶을만큼 프로페셔널했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임권택 감독의 영원한 파트너 정일성 촬영감독의 조수 출신이더라고요. 정확하진 않지만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정일성 촬영감독 팀에 들어가 조수 생활을 하면서 촬영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배운 것으로 알고 있어요. <경계>가 끝나면서 이 친구와의 연락도 잠깐 끊겼어요. 이후 다른 일 때문에 간간히 안부를 주고 받다가 갑자기 지난해 이 친구가 촬영감독 입봉하면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합니다. 정병길 감독의 <악녀>(2017)를 촬영했는데 그의 새로운 시도가 충무로에서 꽤 화제가 됐었죠. 그러면서 저도 한국영상자료원 일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인터뷰했는데 예나 지금이나 겸손한 태도는 똑같더라고요. 이후 그 친구는 얼마 전 개봉한 민규동 감독의 <허스토리>(2018)를 촬영했어요. 충무로 여기저기서 찾는 제작자가 많다고 하니 잘 된 일이다 싶어요. 아, 친구 이름은 박정훈 촬영감독입니다. 주목해주시길.
박정훈 촬영감독을 좀 더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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