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치헌 입니다.
저는 매일 적게는 한건에서 많게는 열건 정도의 보험금 청구를 접수합니다.
유독 제가 모시는 분들이 자주 아프거나 몸이 허약하신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주 사소한 진료라 할지라도 단돈 500원의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면 청구하는 귀찮음은 제가 모두 감수하고 청구를 직접 제가 해드리고 있습니다.
다른 업무로도 충분히 바쁜데 구지 제가 직접 청구해 드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지난주에 있었던 사례가 이 질문에 대해 많은 답변을 줄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달 초에 손해보험사의 건강보험 고객 한 분으로부터 문의를 받았습니다.
수많은 청구를 통해 다양한 사례와 경험을 갖고 있는 저도 티눈은 참 애매했습니다.
약관에서 보장하지 않는 여러가지 항목 중에 티눈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 같기도 했거든요.
곧바로 확인해 보았습니다. (손해보험사들의 건강보험 약관은 90%이상 내용이 동일합니다.)
제가 기억했던 보상하지 않는 항목은 티눈과 비슷하지만 다른 ‘사마귀’ 였습니다.
약관 어디에도 티눈을 보상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없었고 질병수술비를 보장받는 데에도 문제가 없는지 약관을 조금 더 살펴보았습니다.
수술이라 함은, 치료를 목적으로 신체 어딘가를 절단하거나 절제를 가해야 한다고 정의되어 있네요.
그런데 고객은 '외과적으로 티눈을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레이저로 태워서 없앨 거'라고 하셨습니다.
혹시나 해서 미리 질병 수술 특약 약관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다행히 레이저 수술의 경우에도 보장을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기분 좋게 확인한 내용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났습니다.
고객이 제가 바쁠까봐 친절하게도 스스로 청구를 하셨습니다.
저는 사실 이 때부터 불안했습니다. 그냥 느낌이 안좋았습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보험금 심사 담당자가 보험금 지급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보험금 심사담당자의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논리는 무엇이었을까요?
제가 직접 심사자에게 전화하여 이유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바로 이 정의에 나와있는 절단, 절제가 아닌 ‘레이저 소작술’ 이기 때문이라는 거였습니다.
그렇다면 고객이 제출한 병원 서류에 그 내용이 있었을까요?
병원 서류 어디에도 레이저라는 말은 없는데 말이죠.
제가 강력히 추측하건데, 이 심사자는 티눈 절제술에 대한 지급을 거절한 경험이 아주 많은 심사자 같았습니다.
그러니 병원 서류에도 레이저 라는 내용이 없는데 궂이 병원에 까지 확인하여 레이저 소작술 이라는 사실까지 확인을 하고 고작 ’20만원’의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것이죠.
저는 당연히 레이저 수술에 대한 약관 항목을 언급했습니다.
저 : “약관에는 제5항의 레이저 수술도 지급한다고 명시되어 있지 않나요?”
그러자 심사자가 논리를 바꿉니다.
심사자 : “저 내용은 레이저 수술을 60일 이내 여러 번 하더라도 1번만 지급한다는 횟수에 대한 조항이구요, 저기서 지급한다는 레이저 수술은 제5항을 한번 보세요."
심사자 : “티눈 제거술은 녹내장 및 당뇨병성 망막병증 등 눈 관련 질환으로 실시한 레이저술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제가 이 내용을 모르고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해 드렸을까요?
약관은 정말 해석하기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이 되기도 합니다.
저 : “눈 관련 질환으로 레이저 수술을 받는 경우’만’ 포함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요?”
저 : “이 내용은 눈 관련 질환으로 인한 레이저술을 실시한 환자들이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추가적으로 포함하는 내용을 안내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죠”
제가 따졌습니다.
심사자 : “....상급자와 상의 후 전화 드리겠습니다…”
하루 후 보험금 심사자가 고객에게 연락했습니다. 고객은 이렇게 대응하셨다고 하네요.
말인가요 빵구인가요...ㅎㅎ 약관상 안되는 게 맞는데 니가 진상이니 우리가 그냥 해주마...이런 느낌으로 전화를 했다는 겁니다.
지네가 약관에 자신이 있고 확신이 있으면 끝까지 안준다고 해야 '아 그런가? 우리가 약관을 잘못 해석했나?' 할텐데, 저런식으로 나오는 것 보고 확신했습니다. 쟤네 쫄리는구나.
그리고 이틀후가 지났습니다.
당연히, 지급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만약 고객이 처음부터 직접 스마트폰 앱으로 청구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보험금 청구서 상에 작성하는 연락 받을 번호에 제 이름 박치헌과 “보험 담당자” 라는 관계가 적혀 있었다면?
많은 경험상 고작 2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심사자가 저에게까지 전화해서 어설프게 약관을 들먹이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 사례는 누구에게나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약관을 꼼꼼히 따져보고 통달한 상태에서 청구할 자신이 없다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