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족과 함께 고향 울산에 내려왔습니다. 설 연휴인 줄 모르고 잡은 약속들을 부랴부랴 취소했고, 벌려놓은 일을 가지고 내려가 약간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어젯밤 아이를 재우면서 함께 잠이 들면서 일을 못해서 더더욱 그랬고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원고 하나를 거의 다 마무리하니 여유가 좀 생겼습니다.
연휴 둘쨋날인 오늘은 아이를 보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블루레이 제작 회사인 크라이테리온이 성룡의 대표작 중 하나인 <폴리스스토리 1,2>를 블루레이로 출시한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아마존에 들어가 미리 주문했습니다(<폴리스 스토리3>는 이번 패키지에 빠졌는데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는 정말 정말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어릴 때는 TV로 처음 접했고, 대학 시절 DVD 박스세트로 출시됐을 때 주문해 셀 수 없을만큼 돌려보았습니다. 홍콩의 중국 반환 전, 홍콩 경찰이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정의를 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야기죠. 특히 전성기 성룡의 아크로바틱한 몸놀림, 온갖 지형지물을 이용해 절묘하게 선보이는 액션 설계는 명불허전입니다. 저는 이 시절 성룡 액션을 보면서 어쩌면 성룡이야말로 버스터 키튼의 완벽한 계승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마도 이 시리즈가 이후 나온 현대 홍콩 경찰 영화의 시초이지 않을까 싶어요(동시에 성룡의 <용형호제> 시리즈는 영국의 홍콩 점령기 초기 홍콩 경찰의 시대상을 잘 그리는 작품이었는데 <용형호제>는 따로 얘기해보겠습니다). 무엇보다 <폴리스 스토리>는 성룡이 할리우드 진출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기도 하고, 현대 할리우드 감독들이 많은 영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의미 부여를 떠나 <폴리스 스토리> 블루레이가 도착하는 4월에는 하루종일 틀어놓고 편하게 볼 수 있기를 기대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