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되면
고속도로가 만원이라
시간을 잘 맞춰서 출발해야
내려가는 길 고생이 덜하다.
그나마 차 안막히는 시간에
출발하려고 자정까지 기다리며
교통상황을 지켜보다가
이때다 싶어 부랴부랴 짐을 챙겼다.
일찍 숙면을 취했다가 깨서 놀고있는
첫째녀석은 자기가 먹을 과자를 챙겼고,
나는 졸음방지용 커피와 물을 챙겼다.
두녀석들 입을 옷가지랑
선물까지 싸고나니 이사가는
느낌마저 들었다.
남편은 익은 솜씨로
짐들을 트렁크에 차곡차곡 쌓아 넣었다.
다행히 두 녀석은 차 시동과 동시에
꿈나라로 향해주었다.
남편이 4시간 정도 운전을 하고,
눈이 감겨올 즈음
나에게 바톤을 넘겨줬다.
오랜만에 하는 운전이라서
긴장은 되었지만,
추운 차 안에서 조금 자고 출발하기엔
두녀석이 너무 어려서
천천히라도 가자고 맘먹고
남편의 바톤을 이어 받았다.
나는 보통 주행차로로 다니는데,
어쩌다가 앞에 트럭이 가거나
느린 차가 앞을 막으면
하는 수 없이 추월차로로 차선을 옮겼다가
다시 주행차로로 간다.
지금보다 좀 더 젊었을 땐
내가 느리더라도 추월차로로 달렸다.
추월차로로 가면 느리게 가는 차가 없어
굳이 차선을 바꾸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순간 신경이 곤두섰다.
앞 차를 놓치지 않으려면,
뒤 차에 폐가 되지 않으려면
잘 따라가려고 부단히 애를 써야했다.
뒤 차가 내 차에 가까워지거나
나를 추월해서 가기라도 하면
괜히 미안한 마음마저 들곤 했다.
멍하니 직진도로를 운전하다가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에게 뒤쳐지지 않으려고
내 능력과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앞서 나가야만 된다는 생각을 가지면
앞차 뒤꽁무니만 따라가기에 바쁘다.
하지만 내 페이스대로 가게 되면
천천히 가더라도
주변의 경치도 쉬엄쉬엄 구경할 수 있고
마음 또한 조급하게 먹지 않아도 된다.
느리게 가더라도
결국 목적지에만
무사히 도착하면 되지 않을까..
내 페이스에 따라
느리면 느린대로 충전하며 여유를,
빠르면 빠른대로 감사하며 스피드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좋은 방향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 책 속 글귀 1+1
실수는 괴로운 일이다.
이미 괴로운 일에
본인까지 더 거들 필요가 있을까?
우리는 자신에게 가장 나쁘게 굴 때가 많다.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한다.
오늘은 그게 나였을 뿐이다.
그러니 조금더 너그러워 지자.
남들에게도.
나에게도.
&
세상 모든 미움과 오해를
쿨하게 넘길 자신은 없지만
어쩌다 받는 작은 미움과 오해들은
덜 힘들게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어차피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어떤 모습때문에
누군가에게 오해를 사기도 하고
미움받는 바로 그 모습때문에
또 사랑받기도 하니까.
-서늘한 여름밤의 '어차피 내마음입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