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머님이 오셔서 서울에 갔을 때
형님도 같이 만났었다.
아직도 육아가 서툰 나에게
아이가 셋인 형님은 육아멘토와도
같은 존재다.
그래서 육아에 대한 건 자주 물어보는데
경험한 얘기를 진심담아 말씀해주셔서
항상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형님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형님은 첫째녀석이 어린이집을
잘 다니는지 물어보셨다.
첫째녀석이 보통은 어린이집에 잘갔는데
요즘은 잘 안가려고 한다고 말씀드렸다.
어린이집을 아이가 가고 싶을 때 가고,
가기 싫을 때 안가면
왠지 안좋은 습관이 들어 나중에
적응하는데 더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을 내심 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가 가기싫다고 떼를 쓰면
어찌해야할지 몰랐던게 사실이다.
그래도 꾸역꾸역 보내왔던 나였다.
형님은 내 말을 듣더니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사실 나도 첫째때, 첫째가 어린이집
안간다고 울고불고 난리쳐도 안좋은
습관이 들까봐 계속 보냈거든.
지금에 와서 보면 그게 정답인 것만은
아닌것 같더라고.
시간이 지나면 자기가 알아서
다 적응하게 되더라.
그때 나도 집에 있었는데 그렇게 보낸게
좀 아쉬움으로 남아.
넌 집에 있으니 가기싫다고 심하게 떼쓰면
집에서 놀아주고 그래."
그게 정답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 말이 마음속에 콕 박혔다.
뭔가 해답을 찾은 듯한 시원함과 함께
나 또한 별 수 없었구나란 씁쓸함이
몰려왔다.
나 또한 첫째녀석이 떼를 쓴다해도
등원은 어린이집과의 약속이니
그리고 커서도 잘 적응하려면
당연히 참고 가야만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나의 기준일 뿐,
내가 우려한 걱정일 뿐이었다.
사실 정답이란 것이 있을까..
'이건 그러니까 해야만한다' 라는건
단지 내가 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틀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어찌보면 아직도 어린아이인데
지금이라도 첫째녀석 하고 싶은대로
하게 해줘야겠다.
어차피 학교라는 곳에 들어가면서부터는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것들
천지일테니까..
★ 책 속의 글귀
<애들이 다 그렇지 뭐>
키가 자랐다고
생각도 자랐을거라 기대했다.
이를 닦을 수 있다고
똥도 닦을 수 있을거라 기대했다.
밥을 혼자 먹을 수 있게 됐다고
약도 혼자 먹을 수 있을거라 기대했다.
어른스러운 말을 한다고
어른스러운 행동을 기대했다.
아이는 아이였을 뿐인데
혼자 기대하고 혼자 실망한 것이다.
아이에게 아이 이상의 것을 바라지 않는 것
그게 서로에게 좋은 것 같다.
&
<함께할 시간>
우리는 늘 "나중에 다음에"라고 말하지만
지금하지 않는 일을 다음에 할 수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작년 여름엔 시소타기를 제일 좋아했지만
올해 여름엔 그네타기를 제일 좋아하고
한달 전만해도 가위질을 못하더니
한달 후인 지금은 동그라미도 자른다.
지금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함께해줄 수 없다면
나중에도 함께 해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아이는 이미 다른걸 원하는
상태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너무나 빠르게 크고,
그 속도를 따라잡는건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그네를 밀어줘야한다.
지금 같이 낙서를 갈기고
지금 당장 함께 공원을 뛰어야 한다.
우리가 함께해야 하는 시간은
내일도 아니고 주말도 아니고
바로 지금이다.
-'딸바보가 그렸어 엄마의 일기장'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