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노래자랑이 있었다.
각 반별 예선을 거쳐서 1명만
노래 대결을 펼쳐 노래방 기계의
점수로 등수를 메긴다고 했다.
난 당연히 첫째녀석이 반별 대표 1인에 안될거라 생각하고
옷도 대강 입혀서 보냈다.
평소에는 멋쟁이처럼 코디해서
보냈는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보이는 대로 주워 입혀 보냈다.
어린이집에 데리러 갔는데
선생님께서 첫째녀석이 반에서 1등을
했다고 했다.
가수왕에 뽑힌것이다.
첫째녀석은 돌잡이로
마이크를 잡았었는데
가수왕으로 뽑힌 것이
왠지 필연처럼 느껴졌다.
집에 오는 내내
노래자랑 1등한게 뭐라고 너무도 좋았다.
선생님이 영상과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주셨는데, 다른 애들 모습도 보니
옷이라도 예쁘게 입혀보낼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난 왜 당연히 안될거라 생각을 했을까..
어쩌면 내아이는 꽤 괜찮은 아이인데
내가 과소평가를 하고 있는건 아닐까
그래서 더 내 눈에 부족하다고 느꼈던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녀석은 본인도
노래자랑에서 1등한 것이 좋았는지
집에 오자마자
막대기 하나를 마이크 삼아 폼잡고
곰세마리를 불러댔다.
나는 첫째녀석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항상 처음 듣는 것처럼 물개박수를 쳐줬다.
그게 더 신났는지 첫째녀석은
열번은 족히 곰세마리만 불러댔다.
같은 노래를 여러번 들었지만
나에겐 여전히 즐거운 멜로디였다.
★ 책 속의 글귀
나는 인생이란 거대한 건빵봉지와 같다고
생각해왔다. 그 봉지안에 먹자니 퍽퍽해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않는 건빵처럼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가득 들어있는데,
사이사이 뜻밖의 일들이 마치 별사탕처럼
섞여있어 꾸역꾸역 먹게된다.
&
4년전 회사를 떠나며 생긴 버릇 중 하나는
매일같이 '지금 나는 불행한가?'에 대해
자문하는 것이었다.
결국 같은 이야기일테지만,
있는지 없는지 모를 행복한 삶을 위해
당장의 불행을 버티기 보단
그저 지금의 삶이,
오늘 하루가 불행하지만 않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김보통의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