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세계입니다.
최근 스팀잇에서 여러가지 주제로 토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 흔적이 영원히 남는 블록체인 SNS 특성상 자기검열을 더 철저히 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우연히도 비교적 인격적인 분들만 스팀잇에 계셔서인지 알 수는 없으나 대다수가 점잖게 토론에 임하는 좋은 그림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토론의 레벨은 다음과 같습니다. '(박)세계 표준 토론 레벨'에서 자신은 어디 있는지 체크해보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누군가를 염두했거나 겨냥하는 글이 전혀 아니며, 저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자신을 돌아봤으면 하는 마음에 쓴 글임을 명확히 밝힙니다.
세계 표준 토론 레벨
- 지존 (상상의 존재)
- '남이' 볼 때 논리력+인격 모두 최상급.
- 격렬하게 자기 주장을 하다가도 상대의 말이 분명히 맞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주장을 '온전히' 번복해 설득에 넘어갈 준비조차 되어있는 상태.
- 초고수
- '남이' 볼 때 논리력 상급, 인격 최상급.
- 격렬하게 자기 주장을 하다가도 상대의 말이 분명히 맞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주장을 '온전히' 번복해 설득에 넘어갈 준비조차 되어있는 상태.
- 고수
- '남이' 볼 때 논리력 최상급, 인격 상급.
- 격렬하게 자기 주장을 하다가도 상대의 말이 분명히 맞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주장을 번복해 설득에 넘어갈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 하지만, 아주 약간의 찜찜함은 남기고 퇴장.
- 중수 (가장 보통사람)
- '남이' 볼 때 논리력 중급, 인격 중급.
- 자신의 주장을 지적당할 경우 틀림을 인정하기 싫어 최대한 상대 논리의 약점을 파헤치려 혼신의 노력을 기울임. 이겨도 찜찜 져도 찜찜.
- 하수
- '남이' 볼 때 논리력 하급, 인격 중급.
-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지만 남이 무슨 얘기하는지는 잘 모르는 상태. 논리력이 부족해 상대를 설득하기는 힘드나 절대 지려고 하지도 않아 토론을 소모전으로 이끄는 주역. 찜찜하게나마 가끔씩은 상대논리가 우세함을 인정.
- 최하수
- '남이' 볼 때 논리력 중급, 인격 하급.
- 자신과 남이 무슨말을 하는지는 알지만, 머릿속엔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생각외에는 아무것도 없음. 토론과 싸움이 동의어가 아님을 잘 알지못함.
- 최악수
- '남이' 볼 때 논리력 하급, 인격 하급.
- 남의 의견은 당연할 뿐더러, 자신이 무슨말 하고 있는지도 전혀 모름. 토론에서 승리할 수 없는건 자신도 알기에 화부터 내고 시작. 그리고 끝까지 적반하장. 그래도 여전히 대화를 나눌 여지가 있는 단계.
- 최악인간
- '남이' 볼 때 '최악수' 레벨, '자신이' 볼 때 '지존' 레벨.
- 상대할 필요가 없으며 이길 방법도 아예 없음. '너 자신을 알라!' 라고 얘기하기도 시간만 아까움. 어차피 모름.
자세히 보신 분은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레벨을 '인격 우선, 논리력 나중'으로 나눴습니다.
아무리 토론에서 이기고 지는건 없다지만 그래도 상대를 설득하거나 자신이 설득당할 여지가 전혀 없는 상태를 가지고 '토론'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기에 '승리하다' 정도의 표현은 썼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상대를 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상대의 인격을 끝까지 지켜주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최고의 논리를 지닌 사람에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우리는 내 말을 들어줄 준비가 있는 상대에게 무장해제 당하며 온전히 설득 당합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논리가 훨씬 타당하다 해도 말입니다.
토론에서 내 톤을 격렬하게 유지하는건 인격과 무관합니다. 토론은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는 장이기 때문입니다. 격렬한 톤으로도 상대의 인격을 끝까지 지켜주는게 가능하며, 부드러운 톤으로 상대의 인격을 죽이는 것 또한 쉽게 가능합니다. 존중은 톤이 아닌 내가 쓰는 단어 하나하나에서 나오며, 이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신은 '세계 표준 토론 레벨'의 어디쯤인가요?
님이 스팀아고라 토론을 제시하시면서 하신 말씀이 있는데 '토론이란 무엇인가?'의 정의로 내세우기 가장 훌륭하다 생각하여 이를 인용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토론은 누가 맞고 틀리고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내 생각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논리로 상대방을 설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인간은 절대로 설득 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힘에 굴복할 뿐이지요. 물론 그 힘에는 인격적 감화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애시 당초 토론에서 상대방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보다는 내 생각의 범위를 넓히는데 주안을 두는 것이 훨씬 낫다는 이야기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