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개도 있었고, 고양이도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외숙모는 집에서 소규모로 강아지 브리더를 하셨다. 그래서 나는 외숙모 댁에 놀러갈 때마다 강아지들을 보는 재미로 살았다. 그날은 요크셔테리어가 새끼를 낳았다. 그 중 첫번째로 태어난 제일 커다랗고 뚱뚱한 녀석이 날 멀뚱멀뚱 쳐다봤다. 그리고 난 그 녀석이 한눈에 마음에 들었다. 부모님을 설득한 끝에 3개월 후에 입양 받는 것을 허락 받았다. 집으로 가는 길에 동생과 나는 강아지 이름을 고민하며 행복한 논쟁을 했다. 그렇게 결정된 이름은 '또또'
또또는 내가 슬플 때에도, 기쁠 때에도, 학교를 졸업할 때에도, 첫 직장에 들어갈 때에도, 그렇게 나와 함께 했다. 나의 많은 부분을 그 녀석과 함께 했다. 그리고 13년 후 내 눈을 바라보며 그렇게 떠났다. 나는 몇 달간 그 녀석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꿈을 꿨다.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에겐 또 다른 반려동물이 있었다. 고양이 '초이'는 군부대에서 태어났다. 군부대 내에서 고양이가 태어났는데 한마리라도 살려보고 싶다는 어떤 군인의 간절한 바램이 담긴 글을 발견했다. 작은 악세서리 쇼핑백에 담겨서 삐약삐약 거리던 초이는 그렇게 나에게 넘겨졌다. 나중에 듣기론 초이의 나머지 형제들은 결국 죽었다고 한다.
작은 생명은 내가 엄마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잘 때는 목에 올라와서 자고 하루 종일 품에서 떠날 줄 몰랐다. 커가면서 초이는 자기가 강아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방문객이 오면 개들과 나란히 서서 강아지 흉내를 내곤 했다. 그리고 열심히 내 손을 핥아 댔다. 개들이 없으면 항상 불안해 하며 무리를 지어 다니려고 했다. 그 사랑스러웠던 녀석이 갑작스레 죽은건 신장질환때문이었다. 그 녀석은 8년을 나와 함께 지내고 그렇게 허망하게 인사도 없이 가버렸다.
이 그림을 그리면서 나는 그 녀석들이 떠올랐다. 너무 착했던 초이와 다정했던 또또가.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 있던 반려동물이 마중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작업도구
Dalbe missive paper color
Promarker 240, 264, 282, 358
Uni-ball signs broad white UM-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