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읽고 글 쓰는 Bree입니다. 지난번에 이어 영화로 만들어진 책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오늘 얘기할 작가는 로버트 랭던을 만들어낸 댄 브라운입니다.
댄 브라운은 액션 스릴러물을 주로 쓰는 작가입니다. 대개 짧은 시간 안에 수수께끼를 풀고, 보물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재미있고 영화화하기에도 적합하지요. 그의 책에는 암호학, 기호학, 음모론 등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지나치게 이론을 들이대고 음모론을 강조하는 점 때문에 그의 소설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는 확실히 자신의 소설을 "뭔가 있어보이게, 허황돼 보이지 않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그의 저서 중 4권은 "로버트 랭던"이라는 인물이 주인공입니다. 읽다 보면 예전 해리슨 포드가 주인공을 맡았던 "인디애나 존스"가 떠오르지요. 인디애나 존스도 고고학 교수이면서 고대 유물과 관련된 모험을 떠나고, 액션을 소화해냈는데요. 로버트 랭던도 비슷합니다. 40대의 하버드 대학 기호학 교수라서 굉장히 지적이면서도, 매일 아침 수영장에서 50 바퀴를 수영하는 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댄 브라운의 책이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톰 행크스가 주인공을 맡는다는 것에 우려를 표한 사람들도 있었는데요. 지적인 이미지는 어울리지만 과연 그가 액션씬도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어서였지요. 하지만 그건 기우였던 것 같습니다. 톰 행크스가 아닌 로버트 랭던은 이제 떠올릴 수 없으니까요.
댄 브라운 소설의 장점
1. 재미있다.
댄 브라운의 소설은 뭐니뭐니해도 재미있습니다. 스토리 자체도 재미있고,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인 추격전이나 살인사건도 꼭 들어가 있지요. 거기에 역사와 문화적 코드가 가미되면서 자칫 식상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채롭게 이끌어갑니다.
2. 다양한 상식을 접할 수 있다.
댄 브라운의 소설을 읽으면 마치 저자가 자기가 아는 게 많다는 걸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온갖 분야에 대한 지식을 마구마구 풀어냅니다. 단어의 유래는 기본이고, 미술, 문화, 역사, 과학 지식들까지. 아마 이런 지식들을 자랑하기 위해 주인공을 하버드 대학 교수로 정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3. 여행을 떠나고 싶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의 건물이나 관련 그림, 작품에 대한 묘사가 생생해서 책을 읽다 보면 유럽으로,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집니다. 가서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지요.
댄 브라운 소설의 단점
1. 재미있으려고 지나치게 노력한다.
이건 저만 느끼는 점일지도 모르겠네요. 댄 브라운은 어떻게 해야 소설이 재미있는지, 어떻게 긴장감을 주면서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 오버(?)를 하곤 합니다.
극의 진행상 이쯤에서는 놀라운 발견을 해야 하는데, 주인공인 로버트 랭던은 굉장히 "지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라 그럴 리가 없다고 극구 반대합니다. 자신의 말이 맞다고 장광설을 늘어놓기도 하지요. 그러다가 막판에 가서야 Oh my God~!! 하고 오버하면서 저자가 의도한 "놀라운 발견"을 인정하지요. 게다가 그런 "놀라운 발견"들은 세상에 알려지기라도 하면 전세계가 발칵 뒤집힐 엄청난 사실들이라고 굉장히 많이 과장하고요. 사실 이 패턴이 너무나 뻔해서 어떤 때는 좀 식상할 때도 있답니다.
2. 다양한 상식을 접할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다양한 상식을 접할 수 있다는 건 좋지만, 어떤 경우는 지나치게 잡다한 이야기가 첨언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사람에 따라서는 이렇게 진짜라고 묘사되어 있는 부분들이 사실과 다르다고, 그래서 독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하지요.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부분, 프리메이슨에 대한 묘사 등등에 대한 반론도 꽤 많습니다.)
3. 여행을 떠나고 싶다.
정말, 여행이 떠나고 싶어집니다. 미국으로, 유럽으로... 이거 단점 맞지요? ㅠ.ㅠ
자, 그럼 이제부터 댄 브라운의 책들 중에서도 로버트 랭던이 나오는 책들을 살펴보기로 하지요! :D
댄 브라운의 로버트 랭던 시리즈
1. Angels & Demons (천사와 악마)
책은 2000년에, 영화는 2009년에 만들어졌습니다. 로버트 랭던 시리즈의 1편입니다.
하버드의 기호학 교수인 랭던은 어느날 "글씨를 해독해달라"며 이상한 팩스를 한 통 받습니다. 한 물리학자의 사체 사진이었는데, 가슴에 희한한 모양의 글씨가 불로 지져서 새겨져 있었지요. 그건 그냥 글씨가 아니라 "앰비그램(ambigrams)"이었습니다. 즉, 똑바로 읽어도, 180도 뒤집어서 읽어도 똑같이 읽히도록 만든 기호였지요. 바로 비밀에 싸여있는 지하조직 일루미나티의 심볼이었습니다.
앰비그램의 한 예. 똑바로 읽어도, 모니터나 핸드폰을 돌려서 거꾸로 읽으셔도 ambigram이 됩니다.
By www.Ambigram.com - Ambigram.com [1], CC BY-SA 3.0 us, Link
그 한 장의 사진 때문에 랭던 교수는 스위스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과학연구소 ‘CERN’(유럽 원자핵 공동 연구소)까지 날아가게 됩니다. 도대체 그곳에서는 어떤 굉장한 (그러면서도 위험한) 발견을 해냈기에 물리학자가 해괴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걸까요? 그리고 철저하게 비밀에 싸인 조직 '일루미나티'는 왜 죽은 사체에 자신들의 심볼을 새기면서까지 흔적을 드러내고 있는 걸까요?
책이 좀 길긴 하지만 유럽의 역사, 종교, 문화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베일에 싸인 교황청, 최첨단의 과학이론, 비밀조직 일루미나티 등이 연관되어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이 책이 (혹은 영화가) 재미있으셨다면 다음 편을 시도해보셔도 좋습니다. 바로 전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인기몰이를 했던 다음 책이 시리즈의 2편이니까요.
2. Da Vinci Code (다빈치 코드)
책은 2003년에, 영화는 2006년에 만들어졌습니다. 다빈치 코드가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로버트 랭던 시리즈 중 두 번째 책임에도 불구하고 먼저 영화로 만들어졌지요.
특별강연을 하기 위해 프랑스에 잠시 머물고 있던 랭던 교수는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습니다. 그날 저녁까지도 만나서 대화를 나눴던 루브르 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 자크 소니에르가 살해당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감식반을 부르지 않고 랭던 교수를 살해현장으로 불렀냐고요? 그건 이번에도 시체가 희한한 모습으로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체는 벌거벗은 채 마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유명한 그림(Vitruvian man)처럼 누워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이 적혀 있었고요. 그것도 문이 안으로 잠긴 채 말이지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Vitruvian Man
현장에서 암호를 해독하던 랭던 교수는 현지 경찰이 바로 자신을 범인으로 의심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때마침 나타난 자크의 손녀딸은 랭던 교수를 도와 경찰을 따돌리게 도와줍니다. 이제 랭던 교수는 도대체 누가, 왜 자크 소니에르를 죽였는지, 그가 남긴 수수께끼는 어디로 이어지는지 찾아내야 합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해가면서요.
읽다 보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아이작 뉴튼, 빅토르 위고 등이 모두 연관되어 있다는 비밀 조직도 나오고, 성배(Holy Grail)와 예수, 막달라 마리아에 관한 비밀도 나옵니다. 성경과 관련된 이야기라서 기독교계의 반발도 거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진위를 따지지 않고 그냥 소설로만 읽기에는 재미있습니다. 영화도 재미는 있었지만, 책의 내용을 따라가기가 좀 벅찼던 걸로 기억합니다. 책을 안 읽고 영화를 봤으면 줄거리를 이해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아요.
3. Inferno (인페르노)
책은 2013년에 나왔고, 영화는 2016년에 나왔습니다. 원래는 Lost Symbol이 더 먼저 나왔기 때문에 그 책이 3번이 돼야하고 인페르노가 4번이 돼야 하는데, "로스트 심벌"은 영화화가 안 됐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뺐습니다. ('로스트 심벌'은 워싱턴 DC를 배경으로 살인사건을 풀어가는데, 미국의 소수 엘리트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비밀 조직 프리메이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것도 재미있는 책입니다. 왜 영화화가 안 됐는지는 의문이네요. 흠...)
이번에는 이탈리아에서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만나게 되는 랭던 교수,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병원이었습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됐는지 영문도 모르는 그는 담당의사의 도움으로 일단 병원을 탈출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가 단테의 신곡 "지옥편"과 연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되죠.
이 책도 그의 전작들만큼이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출간 즉시 화제가 되고, 영화로도 제작됐습니다. 로버트 랭던도 나이를 먹긴 했지만, 톰 행크스가 부쩍 더 나이들어 보여 좀 짠하더라고요. 이것 역시 영화가 책의 재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시리즈의 1편인 "Angels & Demons"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댄 브라운의 책은 어느 정도의 재미는 늘 보장하고 있으니 혹시 아직 안 읽어보셨다면 한번 쯤 읽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각 지역을 여행하셨던 분들은 특히나 해당 책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시더군요. 예를 들어 유럽을 여행하셨던 분들은 Angels & Demons를, 미국 워싱턴 DC를 가보셨던 분들은 Lost Symbol을, 이탈리아를 여행하셨던 분들은 Inferno를 특히 재미있게 보시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아, 이 책도 꼭 영어로 읽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
= 모든 책 이미지는 Goodreads에서, 영화 이미지는 다음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