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백설이 죽이기 - 세 번의 작전
모두들 알다시피 백설공주는 새왕비가 준 독사과를 먹고 죽게 된다. 그런데 원작에는 독사과 이전에도 새왕비가 백설이를 죽이려는 시도가 두 번 더 있었다고 나온다. 물론, 그 원작이라는 게 여러가지 버전이 떠돌아다니기 때문에, 어떤 글에서는 그냥 독사과 하나만 나와 있기도 하고, 어떤 글에서는 세번째에서야 독사과를 먹이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이왕 원작과 디즈니 동화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고 있으니, 새왕비가 짰던 세 번의 작전을 모두 살펴보자.
1. 몸에 꼭 끼는 옷, 코르셋.
백설이가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된 왕비는 자잘한 물건을 파는 방물장수로 변장해서 백설공주를 찾아가게 된다. 그때 첫번째로 파는 물건이 바로 laced bodice다. 목부터 허리까지 상체를 가리는 윗도리(?)인데, 소매가 없기 때문에 때로는 조끼라고 부르기도 한다. 레이스를 확 조여서 몸에 꼭 맞게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거의 코르셋처럼 불편한 옷이다.
새왕비는 백설이에게 예쁜 laced bodice를 사라면서 입혀주고는, 그 끈을 확~!!! 조여서 백설공주가 기절해버린다. 이때 다행히 난쟁이들이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조여진 끈을 풀어주자 백설이는 다시 살아난다.
한국 동화에서는 bodice를 번역하기가 애매했는지, 그냥 '허리띠'를 세게 졸라맸다고 번역되기도 했었다.
확 조이면 숨을 못 쉬겠지?
2. 독이 묻은 머리빗
새왕비의 두번째 작전은 머리빗이다. 한번 속았으면 됐지, 백설이는 그만 또 속아서 방물장수에게 문을 열어준다. 새왕비가 독이 묻은 빗으로 머리를 빗자 백설공주가 쓰러지는데, 나중에 난쟁이들이 돌아와서 머리카락에 꽂힌 빗을 빼니까 백설이가 다시 살아나게 된다.
3. 드디어, 독사과
드디어 마지막에 독사과가 등장한다. bodice와 머리빗으로도 백설이를 죽일 수 없자, 아예 독을 묻힌 사과를 들고 왔던 것. 백설이는 독사과를 한 입 베어물고는 죽어 버리게 된다.
독사과를 팔러 온 새왕비. (예전 독일 동화 속 삽화)
디즈니 만화 속 백설이와 독사과를 팔러 온 새 왕비. 백설이는 더 청순해졌고, 새왕비는 더 마귀할멈처럼 변했다.
출처: 디즈니
원작: 목에 걸린 독사과가 빠져나와서 살아나는 백설이
bodice와 머리빗은 눈에 보이는 거라 얼른 풀어줬는데, 이미 먹어버린 독사과는 보이질 않으니, 난쟁이들은 백설이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몰랐고, 그래서 살려줄 방법이 없었다. 아름다운 백설공주를 차마 묻지 못하고, 투명한 유리관에 넣어서 그 옆을 지키며 울고 있었는데, 그때, 짜잔~!!! 하고 왕자가 나타나게 된다.
태어나서 생전 처음 보는 여자지만, 유리관 속에 잠든듯이 죽어있는 백설이는 너무나 아름다웠던 것! 왕자는 난쟁이들에게 자신이 백설이의 시체를 데리고 가겠다고 요청한다.
시체를 가져가겠다는 왕자나, 그걸 허락하는 난쟁이들이나 이상하긴 하지만, 어쨌건 왕자는 하인들을 시켜서 백설공주의 유리관을 나르게 한다. 그런데 이때 하인들 중 한명이 덤불에 발이 걸려 휘청이게 되고, 그러자 유리관이 덜커덩! 흔들린다.
그러자, 마치 하임리히법을 실시한 것처럼 백설이의 목에서 독사과 조각이 튀어나오게 되고, 백설공주는 살아난다. 독 때문에 죽은 거 아니었냐고, 기도가 막힌 거였나고, 기도가 막혔다해도 3일만에 사과 조각이 나왔으면 이미 죽은 거 아니냐고, 묻지 마세요. 저도 모릅니다. ㅎㅎㅎ
유리관 속에서 살아난 백설공주. 죽은 사람이 살아나자 왕자는 기뻐하면서 자기랑 결혼하자고 청하고, 백설이는 청혼을 승낙하고는 외간왕자를 따라 그의 성으로 가게 된다.
디즈니: 공주를 살리는 건 뽀뽀
아무리 옛날 얘기라지만, 이거 좀 너무한 거 아니오? 처음 보는 시체 사람과 사랑에 빠져서 자기 성으로 관을 가져가려 하다니.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살아났다고, 그 자리에서 청혼을 하다니. 청혼 받았다고, 그 자리에서 승낙하다니. (아니, 왕자를 언제 봤다고 결혼???)
아무튼 꿈과 사랑과 희망이 넘치는 디즈니 동화로 만들기에는 너무 걸리는 게 많았다. 걸리는 게 많으면 어떻게 한다? 그냥 '디즈니화(化)' 시켜버린다!
출처: 디즈니
그렇다. 디즈니 동화라면 역시, 공주를 살리는 건 왕자의 뽀뽀다. 사랑하는 왕자가 뽀뽀를 해주자마자 백설이가 살아나게 되는 것.
다음 편에서는 새왕비의 최후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사필귀정, 권선징악이 원작과 디즈니 동화에서 어떻게 다르게 구현되는지,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