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책을 집어 들었네요.
오늘이 반납마감 날이라 부리나케 반납연장을 하고
중간까지만 읽고 한동안 내려 놓았다가 다시 들었네요
소설가 박범신의 에세이.
산다는 것은
2010년에 나온 한겨레출판 책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독서광 선생님이 박범신 소설가의 소금이라는 책을 추천해주셔서 잘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도서관에 갔다가 그냥 무심코 빌린 책입니다.
그냥 집어든 책인데...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부제가 있네요.
존재의 안부를 묻는 일곱가지 방법
작가의 말은 법정 스님의 부음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책의 끝 부분은 고 노무현대통령의 부음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이제 60을 훌쩍 넘긴 작가가
인생의 노년기에 접어들어가면서
삶을 대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에세이라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크게 일곱 챕터.
‘희노애락애오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밥딜런의 Blowing in the wind와
비틀즈의 노래를 들으며 읽어 내려 갑니다.
우리는 결혼을 통해 사랑의 소멸로 가고 있는 것일까요?
아이들을 키우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주변 친구들을 만나보면
아이에게는 잘못이 없으니
이런 힘든 상황에서 도움을 별로 못 주는
남편에 대한 분노가 다 가득하더라구요.
아이를 낳은 건 후회하지 않지만
다시 태어나면 아예 결혼도 안 하고 혼자 산다고 ㅋㅋ
그런 맥락에서
작가가 다시 태어나면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세가지.
아버지, 작가, 남편
읽어보니 무릎이 탁 쳐집니다.
물론 이 말에 왜? 라면 반문을 하는 사람에게
작가는 다시 한번 되묻습니다.
당신은 그렇다면 왜?
아버지가 되고 싶고 남편이 되고 싶은가.
저도 생각해봅니다.
난 사회적 관습이라는 이유를 떠나서
왜 어머니, 아내가 되고자 했는가.
물론 글 말미에
본인에게 가장 큰 충만감을 준 것도
저 세가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유인을 꿈꾸는 작가는
역시 영혼의 자유를 꿈꾸나봅니다.
작가는 히말라야 고산지대도 여러번 등반한
등산을 좋아하는 분인가 봅니다.
눈으로 뒤덮힌 산에 대한 고찰과
티벳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옵니다.
힌두교도들에게는 일반적으로 삶을 운영하는 네가지 사이클이 있다고 합니다.
- 학생기: 배우고 익히는 어린 시절
- 가주기: 철들면 일을 하고 결혼을 하고 부모 노릇
- 임주기: 늙으면 모든 걸 자식에게 물려주고 숲으로 들어가 유유자적
- 유행기: 죽을 때가 가까워지면 순례길로 나서 흘러다님
동양적 세계관으로 볼 때 순례의 일차적 의미는 순례하는 동안만이라도 죄를 짓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구를 파먹고 살아야 하는 운명을 가진 존재는 필연적으로 시간에 따라 죄를 쌓는다. 꼭 필요한 만큼만 파먹고 살면 그나마 죄를 가볍게 할 수 있을 터인데 문명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취해 곳간에 쌓으라 강요하다시피 하니 욕망이 쌓는 죄를 피할 길이 없다. (중략) 순례길로 나서고 싶은 건 인간 본질의 하나라고 본다.
60대
남자
작가
라는 나와는 너무나 차이가 큰 삶을 살아온 작가의 에세이지만 그래도 삶의 본질에 대해 논하다보니
30대
여자
직장인
에게도 울리는 감동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