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BN : 9791187439639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건 아빠의 의무입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책을 읽어주려 하지만 쉽진 않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읽어주려고 노력은 한답니다. 책 읽어주면 제발 가만히 들어주기만 해도 좋으련만, 큰아이는 책을 읽어줘도 잘 안듣습니다. 그래도 허공에 읽어주듯 읽습니다.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면 공부가 많이 됩니다. 제가 정신연령이 매우 낮은가 봅니다. 공부가 많이 되기도 하고 철학적 교훈도 얻습니다. 얼마전 새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멍때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꼭 그림책 아이처럼 살고 있더군요. 헐~~~
아이 장난감 중에 태엽 자동차가 있는데요, 태엽이 망가지기 직전까지 감았다가 놓으면 정말 아주아주 빨리 달립니다. 그림책 속 아이는 엄청 빠릅니다. 태엽을 감을수록 더 빨라집니다. 하지만 빠른 게 좋기만 한 걸까요? 장난감 자동차 태엽을 망가지기 직전까지만 감아야 하는데 너무 많이 감으면 태엽이 박살이 나듯 태엽 아이도 망가질지도 모를 일이거든요.
하~~~ 제가 딱 저렇게 살고 있더군요. 더 많이 일해야 해, 더 많이 벌어야 해, 더 일찍 일어나야 해, 더 늦게 퇴근해야 해. 더 빨리, 더 많이, 더 더 더 더... 앜~~~~
딱 제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태엽을 잔뜩 감아서 빨리 살면 뭐가 좋은데? 일을 많이 해서 돈을 많이 벌면 뭐가 좋은데? 그렇게 태엽 열심히 감다가 태엽이 망가지면 다 끝인데... 빠르지 않아도 이기지 않아도 괜찮을 텐데...
그림책 읽어주다가 한 대 얻어맞았습니다. ㅠㅠ 요즘 그림책은 읽어주는 부모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네요.어쩌면 그림책 작가가 읽어주는 부모에게 적당히 일하고 아이와 좀 놀아주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쩜 날 이리도 잘 알고 있는지. 혹시 그림책 작가님 저 아세요? ㅠㅠ
빵쩜짜리 불량아빠는 이렇게 또 자신의 자리를 알아갑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