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BN : 9791130616650
방법이야 어떻든, 윤리와 정의가 없어도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가르칩니다. 우리는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가르침을 받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성공만 한다면 정의는 개나 줘버려도 된다는 의식이 강합니다. 학교에선 네 옆에 앉은 친구를 밟고 올라가 1등 하라고 강요합니다. 세월호 사고로 수백명의 학생이 죽었어도 다른 학교 같은 학년의 학생들은 '왜 슬퍼해야 하죠?'라고 묻습니다.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가르쳤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배웠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 소설 <베어타운>은 이러한 극단적 이기주의 현상을 고발한 소설입니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스포 있습니다. ^^) 몰락해가는 한 마을이 있습니다. 과거엔 인구도 많았고 잘나가던 마을이었지만 이젠 형편없는 마을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아이스하키 천재가 나타납니다. 아이스하키 고등부 에이스 케빈. 마을 사람들은 케빈이 마을을 재건하고 과거의 영광을 찾아줄 거라 기대를 합니다. 아이스하키 고등부가 우승을 하면 마을이 알려지고 다시 사람들이 유입되어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 믿습니다. 그렇게 온 마을 사람들은 케빈을 영웅시 합니다. 마을을 구할 구세주처럼요. 하지만 4강전을 통과하여 축제 분위기인 마을에 날벼락이 떨어집니다. 마야를 성폭행 했다는 혐의로 케빈이 체포된 것입니다. 결승전을 코앞에 두고 체포된 케빈. '결승전 후에만 신고했어도 우승할 수 있었는데,,, 왜 하필... 결승전을 코앞에 두고...'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정상입니다. 우린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결국 아이스하키 고교팀은 결승전에서 지고 마을사람들은 마야를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피해자인 마야가 비난받는 세상,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입니다.
아직 미투가 한창입니다. 미투로 고발된 사람들이 자살하기도 했고 여러 방법으로 벌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미투 여성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현실입니다. 무엇이 윤리인지 무엇이 정의인지 배우기 전에 이기는 법, 돈 버는 법을 먼저 배웠습니다. 이길 수만 있다면 돈만 벌 수 있다면 타인에게 고통을 주고 좌절을 줘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입니다. 저는 이기지 않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글을 씁니다. 비록 졸필이지만 이기지 말라고 쓰며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도 이기지 말라고 가르치려고 합니다.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보는 눈을 키워주려고 합니다. 힘들 것입니다. 뜻대로 되기 힘들겠지요. 그래도 노력하고 싶습니다. 이기는 것보다 정의가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고 싶습니다.
“정의라는 게 그런 거잖습니까. 사회에 법규가 있는 이유가 그 때문이고요. 페테르는 결승전 이후까지 기다릴 수 있었어요. 케빈이 저지른 행동은 하키나 우리 구단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페테르는 스스로 처단하는 쪽을 택했어요. 덕분에 온 팀원과 온 구단이 피해를 입었죠. 온 마을도요”
“저는 자기 딸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팀과 우리 구단과 온 마을 앞에서 신 행세를 하는 페테르를 존경할 수 없습니다. 제가 뭐 하나만 여쭤볼께요. 과연 케빈이 다른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가 있었다면, 상대가 자기 딸이 아니었다면, 그래도 페테르가 그 여햑생의 가족에게 결승전 당일에 경찰에 신고하라고 권했을까요?” 수네는 문설주에 머리를 기댄다 “내가 역으로 묻겠네. 다비드. 경찰에 고발당한 아이가 케빈이 아니었다면? 다른 아이였다면? 할로 출신이었다면, 그래도 너는 지금과 똑 같은 생각을 할까?””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