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남성들에게 단순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딸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대우를 받길 원합니까?"
많은 남성들은 비슷한 대답을 한다. 나도 대답했다.
"한 인간으로 존중받길 원합니다."
저자는 다시 묻습니다.
"지금 당신과 마주치는 여성들을 그렇게 존중하고 있습니까?"
순간 정적이 흐른다...
추상적이고 멀게 느껴졌던 대상이 구체적이고 가깝게 다가올 때,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직시할 수 있다. 명쾌하지 않은가. 당신 딸이 존중받았으면 하는 만큼 당신 주변의 여성을 존중해라. 그 정도만 실천해도 우리 사회는 한층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또한 저자는 다수의 선량한 남자들에게 폭력받고 있는 여성의 상황에 즉각적으로 개입하라고 주장한다.
많은 남성들이 나는 여성을 때리는 나쁜 남성이 아니라는 자기방어지대 멈추고 있다며, 이는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나쁜 남성의 행동을 묵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에게 행해지는 폭력에 대해 나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
조금 언짢게 들리는 주장이었다. 나는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는데, 나는 왜 책임이 있는가? 이 책을 1/3정도 읽으며 유지했던 나의 마음은 억!울! 두 글자였다.
그러나 우리가 무의식중에 물려받은 맨박스 속에 교육내용(여성은 열등하다는 인식 + 여성의 성적대상으로만 인식하는 태도 + 여성을 소유물로 대하는 인식 등)들이 여성폭력을 만드는 이상 이를 묵인하는 선량한 남성 역시 여성폭력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았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남성의 15 ~ 20%가 여성폭력을 저지른다. 남성 열 명 중에 여덟 명이 여성폭력에 즉각적으로 개입한다면, 우리사회는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가 말하는 개입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여성폭력 현장을 목격할 경우 즉시 신고해주기, 지인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열등하다는 인식에 기반한 언행을 보일 경우 잘못을 지적해주기, 여성폭력을 보고 가해남성의 행동을 비판하기 등. 당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하고 마무리하겠다. 유명대학에서 발생한 성폭행사건 때문에 저자는 학교대책회의에 참석했어야 했다.
회의에서 나온 대책은 이것이다. '여성들이 도서관과 기숙사를 이동시에 학교셔틀버스를 이용케하는 것'
저자는 반문했다.
"성폭행의 피해자는 여성인데. 왜 여성들이 불편을 겪어야 하나요. 셔틀버스는 남성이 이용해야 합니다."
나 역시 한 대 맞은 것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사실 우리의 대책들에서도 여성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여성을 통제해서 범죄를 막겠다는 시선들이 녹아있다. 이는 주객이 바뀐 것이다. 명심하자. 가해자인 남성이 편한 방식으로는 여성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없다.
아마 그 셔틀버스를 타는 선량한 남성들은 남성 범죄자를 두고 두고 씹었을지 모른다.
"아. 그 쓰레기 때문에 걸어가도 되는 것을 이 좁아터진 셔틀버스로 이동해야하다니... 도대체 누구야? 미친 놈아냐?"
여성의 폭력에 즉시 개입하자. 그럼 우리의 딸은 더 나은 세상에서 존중받을 수 있다.
- "MAN BOX"에서 일부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