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을 재보니 40도가 넘었다.
막 말이 트기시작한 애기가 낮잠자고나서
'아야,아야...' 하면서 본인이 아프다고 얘기한다.
몸을 만져보자 손이 데일것 같은 뜨거움에
온도를 재보니 거의 40도였다.
"주아야 어디아파?"
"빼에.. 빼에... 약 약.."
"배가아퍼 주아? 삐뽀삐뽀타고 약먹으러갈까?
"삐뽀오삐뽀..."
요즘 한창 병원놀이에 빠져있던 주아라
자기가 배가 아프다며 약을 먹어야된다고
그 어설픈 발음으로 이야기한다.
가장 좋아하는 차인 삐뽀삐뽀도 연신 얘기한다.
인형들이 맨날 아프다고 삐뽀삐뽀 부르더니
자기도 그래야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엄마 아빠 입장에서 말도 못하는 애가
몇 안되는 아는 단어로
'약, 약' 이러고있으니 눈물이 핑 돈다.
한달음에 달려간 병원에서는
독감일 가능성이 높다며 약을 처방해주었다.
주아는 병원 엘레베이터 탈때는
"무떠.. 무떠..." 하면서 무섭다곤 했지만
자기가 아픈걸 아는지
울지도 않고 침착하게 진료를 받았다.
괜히 그러니 더 맘이 안좋다.
집에와서 온도를 재니 38도까지 열이 내렸다.
애기는 몸이 개운해지자
언제 아팠냐는 듯이 신나서 뛰어논다.
신이 나서 타요 양치질까지 해준다.
하지만 밤에 다시 고열이 오를 것을 안다.
여태까지 항상 그랬기 때문이다.
문제는 와이프까지 어제 물난리로 고생을 해서 그런지 몸살이 왔다.
밤이 되자 와이프는 먹을걸 다 토해낼정도로 아프고 오한이 와서 전기담요에 이불두겹을 덮고 잠들었고
주아는 옆에서 얇은 옷 하나 입고 머리 위에 물수건을 올려놓고 자고 있다.
열은 39.8도 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38.7도로 내려갔다.
추가로 먹인 해열제에도 온도가 내려가지 않으면 옷을 벗기고, 더 나가서 살짝 물을 몸에 바르던지 해서라도 체온을 낮춰야한다.
고온은 아기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자긴 글렀다.
일이 없는게 이럴땐 다행이지 싶다.
새벽 4시에 딸기맛 해열제를 한번 더 먹여야 하니 일단 나도 살짝 눈을 붙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