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이유는 없지만 기분 좋은 표정의 대문. Thanks to
지난 일기를 쓰고 나서, 밖에서 몇 시간씩 할 만한 일을 고민해봤는데, 결국 그 고민보다는, 왜 내가 이 고민을 하는가/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으로 뒤바뀌게 되었다. 일단 내가 도달한 (그러니까 뭘 할지보다는 왜 하필 바깥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내린) 결론은 대충 이렇다.
큰 일(자서전 작업)이 끝나니까 시간이 다소 널럴하다. 평소 학술 사이트 관리도 하지만 기술적 관리가 아니라 아주 약간의 내용 업데이트 정도가 전부.
밖에는 놀러만 나가니까 뭔가 괜히 남들과 동화되고 싶은 (평소에는 쥐꼬리만한) 본능이 일깨워졌다. 다른 말로 하면 배가 부른거...
고생을
덜안해봐서, 괜히 사서 하려는 무모함이 있다. 이건 2번과 비슷한데,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고 남들과 일한다는 게 얼마나 나한테 안 맞고 힘든지 알면서도, 크게 겪어본 적이 없기에 잊어버린 듯한?!
암튼...이제는 일시적인 고민임을 인지하고 있기에, 괜히 후회할 일을 시작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물론 그걸 확실히 하기 위해, 생각에 그치지 않고 잠깐씩이라도 체험을 해봤다. 하루이틀 정도 시간을 내서, 밖에서 내가 할 만한 일을 알아보고 다녔다. 즉 시간 약속도 하고 '놀러 나가는 것과 구분되는' 외출도 했다는...
시간 대비 수입을 생각하면 영어 관련 일이 단연 최선이다. 물론 많이 벌고 싶을 수록 말을 많이 하는 곳에 취직해야 하고. 사실 자리 지키면서 한가할 때는 책 읽거나 글을 쓸 만한 단순업무도 좋겠지만, 그런 곳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과한(?) 학력이 달갑지 않은 것 같았고, 그래서 제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쩌면 우려가 생기는 것이 맞겠지. 일단 일시적인 무료함으로 뭔가 해보려고 한 것이니까, 이 기분이 지나고 나면 그만두게 될 것이다.
암튼 곰곰이 생각해보니, 단순업무든, 가르치는 일이든, 하고 싶지 않다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좀 더 자주 놀러 나가는 것도 방법은 아닌 것 같아서 애초의 고민이 시작된 것이고...
사실 평소에 일을 적게 해서 무료한 거라면, 얼마든지 기존 일을 늘릴 수는 있다. 평소에는 받지 않는, 약간의 편집이 필요한 책들까지 다 접수한다거나, 웹사이트 업데이트를 좀 많이 한다거나. 사이트에 책 해설 및 관련 토론 질문들을 붙여놓는 일도 내가 하는데, 아직도 안 다뤄둔 책들이 있기는 하니까. 아니면 뭐 새로 무슨 섹션을 만들어서 좀 더 활성화(유료화) 시킨다거나. 근데 기존 일을 더 하고 싶진 않다. 아마 그래서 고민이 생긴 것이겠지.
집에서는 글을 쓰는 것보다는 읽고 다루는 일이 더 많다. 쓰더라도 계약 하에 하는 것이라서, 이곳 스팀잇처럼 내 글로 오픈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런 곳을 찾아서 쓰게 된 것이고. 게다가 여기에서만 한글로 글을 쓴다. 기존 일의 수입과 자유로운 (그리고 과하지 않은) 업무 시간은 좋아하지만, 불만인 점은 크게 하나다. 내 글로 주장할 수 없다는 것. 자서전처럼 대필하는 글은 당연히 주장할 수 없다. 대신 그걸 커버할 정도의 대가가 있지만.
웹사이트의 경우 편집인으로서 쓰기 때문에, 내 개인 글로 주장할만한 계기가 없다. 글을 쓴다면 픽션, 그것도 꽤나 유명한 픽션 작가들이나 생활이 안정이 되게 마련인데 내 경우는 알고 있는 것들로 논픽션을 다루면서 안정적일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감사하지만...
그래서 (비록 익명이라 할지라도) 이런 곳을 찾게 된 것이다. 스팀잇에 굳이 한글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일과 그만큼 분리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거의 평생 쓸 일이 없었으니 그 자체로 새로운 재미가 있었다. 아직도 그렇고. 이제 이것도 6개월 정도 되어가네.
그래서, 현재로서 내린 결론은 대충 이렇다.
1.밖에서 노는 건 충분히 하니까 늘리고 싶진 않은데, 뭔가 '하기 위해' 밖에 가는 것이 아쉬운 듯 하니, 더 자주 밖에서 일을 해야겠다.
2.본업은 밖에서 하기 매우 껄끄러워서, 습관들이기가 어렵다. 밖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습관들이 많기도 하고. 그래서 스팀잇에 포스팅할 때만이라도 가급적 밖에서 작업하기로 한다. 스팀잇에 올리기로 한 메디팀 영작도 이제 시작하기로 하고, 가능하면 내 계정으로 그대로 하기로. (새 계정을 쓰려니 손이 정말 가지 않는다.)
- 마나마인 봇이 다음 주 중으로 바뀌게 되면, 현재 하는 1일 1포스팅에 얽매이지 않고 내키는 대로 자주 쓰려고 한다. 마나마인 사이트에 올릴 글은 주 3~4번 보상이 가능하다니까 그 정도 빈도로 쓰고, 일기 등은 나머지 날, 그리고 마나마인 글을 쓰는 날에 추가로 쓰기로 한다. 예고했던 ㄱㄴㄷ 일기도 쓰고. 영작까지 합치면, 어쩌면 1일에 최대 3 포스팅도 하게 될 것이다.
3.다른 곳에서, 다른 종류의 글을 써보기로 한다. 나는 충분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서 진지한 픽션을 쓰지 않는데, 그냥 가벼운 픽션을 써서 그걸로 수입이 되도록 해본다. 사실 무료해서 하는 거라면 수입이 안 되어도 상관 없지만, 유치함이나 오글거림을 견뎌야 할지 모르니까 그거라도 챙기겠음. 물론 해본 적이 없으니 조사기간이랑 수입이 발생하도록 하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영문으로 한다면 킨들, 한글로 한다면 웹소설 부류가 되겠지.
의외로 카페에서 글을 쓰지 않는 편이다. 커피는 잘 안 마셔도 카페는 좋아하는데, 가면 책을 읽는 편이다. 이젠 쓰는 쪽으로도 습관을 들여야겠다. 그럼 지금처럼 본업이 널럴한 시기에, 밖에서조차 쉬기만 하는 무료함이 좀 사라지겠지.
또한 마나마인에 올릴 용도의 글을 지정하게 되면, 보다 뻘글들도 쓰기 편할 것 같다. 예고했던 ㄱㄴㄷ 일기가 딱 그런 경우인데, 우리 거지팸이나 내 친구들에 대해 쓰는 시리즈가 될 것이다.
그간 조공받은 ㄱㄴㄷ대문:
그 외에 좀 더 처참한 것들은 초상권 문제도 있고 일단은 보류.
결론은 무료하다고 밖에서 하기도 싫은 일 시작해서 후회하지 말고, 고양이들 걱정 좀 덜 하고 밖에서 더 오래 놀고, 글을 더 많이 쓰고, 가능한 경우엔 다 밖에서 쓰자! 가 되겠다. 너무 추워지기 전에는 저녁에 해변으로 의자 갖고 나가서, 노트북으로 써도 되겠다.
작년 쯤엔가, 세상에서 제일 편한 캠핑 의자를 거금을 주고 샀었다. 보통 그 의자를 갖고 나가면 전자책을 읽거나 음악이나 들으면서 바다를 하염없이 보다가 오는데...그런 시간도 좀 더 늘리고, 그 자세로 글 쓸 수 있으면 또 그런 시간도 늘려야겠다. (이렇게 캠핑 탁자도 사게 되나요...) 집에 고양이들 잘 있을까 걱정도 좀 줄이고. 사실 나 없을 때는 자느라 정신 없는 녀석들이다.
겨울용 대문/후문도 몇 개 생겼다. 원래 내 포스팅은 대부분 시리즈 소속인데, 위에서 말한대로 마나마인용 글을 지정할 수 있게 된다면 틈틈이 아무 글을 쓰게 될 수도 있으니까. 어쩌면 이 [일상기록]에는 해당하지 않는 류의 글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미지는 픽사베이에서 내가 고르고, 전에 만들어주신 분께 부탁해서 서명도 넣었다.
요 서명을...
...요기에 넣음
암튼...일단은 고민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