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괴상한 꿈
요즘 소설을 쓰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괴상한 꿈을 꾸었다. 앞의 내용은 너무 뒤죽박죽이라서 정리가 되질 않지만, 결말 부분은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다. 일본 만화 '원펀맨'을 상상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지구의 종말에 가까운 지상전투가 벌어졌고, 나는 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나는 육체적인 능력이 아니라 지략으로 승부하는 타입이다. 하지만 지능적인 플레이를 압도하는 물리적인 힘에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외계의 생명체에 가까운 그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지상에서 전투가 가능한 용사는 남아있지 않았고, 미치광이 싸움꾼은 지상 최강의 힘을 과시하며 눈에 보이는 것들을 파괴하고 있었다. 의식이 희미해지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찰나에 마지막 희망을 발견했다. 그것은 심해에 봉인되어 있는 '대왕고래'를 불러내는 것이다.
대왕고래는 L월드타워와 맞먹는 덩치를 자랑한다. 하지만 그 덩치와 힘에 비해서 순발력과 지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인간에 의해서 심해에 봉인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수중에서만 전투가 가능하다는 약점도 있다. 육중한 몸체를 수중이 아닌 지상에서 유지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다.
나는 흐려져가는 정신을 붙잡고 대왕 고래의 봉인을 해제하려고 애썼다. 마침내 마지막 봉인장치가 해제되었다. 대왕고래는 오랜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듯 빠른 속도로 수면을 향해 헤엄쳤다. 이윽고 지평선 위로 대왕고래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현실적인 크기의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당연히 미치광이 싸움꾼은 갑자기 등장한 거대한 생명체의 존재를 알아챘고, 전력을 다해 싸울 상대가 나타났다며 기뻐했다. 나는 두려움과 안도감을 느끼면서 눈앞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꿈 이야기를 더 쓰고 싶지만 아쉽게도 여기에서 끝이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뇌에 과부하가 전해졌는지 꿈에서 깼다. 요즘들어서 다 때려 부수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충동이 강한 탓에 괴상한 꿈을 꾸게 된 것 같다.
#2. 7777 게시글
문득 상단의 '7777 게시글'이 보였다. 현재까지 194개의 글을 작성했으니 7,583개의 댓글을 작성했다는 뜻이다. 당연히 댓글이 많을 수밖에 없지만, 내 게시글에 웬만하면 답댓글을 작성하다 보니 더 많아진 것 같다. 요즘에는 답댓글을 작성할 시간에 다른 분의 글을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스라밸을 위해서 스팀잇에 사용하는 시간을 조금 줄이다보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렇다고 선택적으로 답댓글을 작성하기에는 내 마음이 편하지 않다. 댓글을 읽었다는 의미로 일괄적인 소량 보팅을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대신에 댓글을 작성해주신 분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게시글에 댓글을 작성하는 것이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물론 시간이 허락한다면 답댓글은 계속 작성할 생각이다.
스팀잇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보상 금액에 집착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댓글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보상 금액이나 횟수 등은 보팅봇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부풀릴 수 있다. 하지만 내 글을 읽고 공감과 위로의 감정인 담긴 댓글을 작성하는 것은 대신 해주지 못한다. 스팀잇이 어떤 형태의 SNS를 만들어갈지는 지켜봐야할 문제이지만, 사람과 사람간의 대화가 오가는 시스템인 것은 분명하다. 대화가 오가는 상황에서는 당연히 상대방의 반응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벽을 보고 대화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스팀잇에서 소통하는 방법도 사람마다 가지각색이다. 아무런 말도 없이 보팅만 하고 가는 사람, 적극적으로 댓글을 위주로 쓰는 사람, 정성을 담은 글로 보답하는 사람, 매일 블로그를 찾아오는 사람, 이벤트를 할 때만 나타나는 사람, 일정기간마다 몰아서 글을 읽으러 찾아오는 사람, 댓글로 장문의 글을 작성하는 사람 등등이 있다. 잠깐만 떠올려보아도 수많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오늘은 또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글을 읽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3. 배고픔도 습관인가?
지난 5월 14일에 집을 나왔으니 이제 7주차가 되었다. 하루에 2끼(점심, 저녁식사)를 기본으로 생활하고 있고, 최근에는 하루에 1끼(점심식사) 정도로 식사량이 많이 줄었다. 기본적으로 먹는 것에 욕심이 크지 않은 성향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생각보다는 공상에 가까운 잡념에 빠져있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점심식사를 하고 도서관 컴퓨터에 앉아서 글을 읽고, 쓰면서 생각에 잠기다보면 금세 밤 10시가 되어있다.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글을 쓰고 싶은 소재가 참 많다.
오늘 점심식사를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분명히 예전과 같은 양임에도 불구하고 다 먹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위의 용량이 줄어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배부름을 더 빠르게 느끼고 있다. 그래서 밥을 먹다가 다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생활습관이 바뀌면서 같은 양의 음식에도 배부름을 느끼는 기준(양)이 바뀌었다. 그렇다면 반대로 배고픔을 느끼는 것에도 습관이 영향을 줄 것라고 생각한다. 하루에 3끼 혹은 2끼를 먹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도 간식을 먹거나 야식을 먹는 것에는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오후 3시가 되면 과자와 빵을 찾고, 밤 10시가 넘어가면 치킨과 족발을 찾는 것도 습관이라 할 수 있다.
내가 말하는 '습관적인 배고픔'은 맛을 추구하는 행동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색다른 맛을 찾는 것는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것이다. 반대로 습관적인 배고픔은 육체를 유지하는 생존과 관계없는 반응에 가까운 것이다. 단순화시켜서 말하자면 '진짜 배고픔'과 '가짜 배고픔'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배고픔을 구분하는 것은 이미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습관적이면서도 동시에 충동적인 배고픔에 속아주는 것이다. 다만, 육체노동을 심하게 하거나 잠이 오지 않는 날은 진짜 배고픔일 가능성이 높다. 그럴 때는 부담되지 않는 수준으로 먹어주어야 한다.
어쩌면 가짜 배고픔을 이겨내는 것은 의지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체중이 심각하게 불어났다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인식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간에는 차이가 있다. 가끔은 무의식이라는 것이 작동하면서 힘들지않게 가짜 배고픔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무의식이 작동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지는 못한다. 간식이나 야식을 먹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을 보고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4. 비워내기
내 머릿속은 어떻게 만들어져 있길래 잡념이 끊임없이 떠오르고 그것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것일까. 그동안 일기를 작성하지 않았거나 집중할 수 있는 취미가 없었다면 미쳐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자기 생각에 갇혀사는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 취미들이 손재주를 필요로 하는 (다소 매니악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 손으로 무언가를 하면서 특정한 기술이 필요한 취미들은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서 그 기술을 체득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손기술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머릿속이 텅 비는 상태가 된다. 정확하게는 잡념이 없어지고 손끝의 감각에만 집중하게 된다.
손기술의 중독성이라고 해야할까. 반복적인 동작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몇 시간이 지나도록 계속 반복하게 된다. 그때 누군가가 내 모습을 본다면 굉장히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시선은 고정되어 있지만 초점없이 흐리멍텅하고, 손으로는 끊임없이 의미없어 보이는 무언가를 하는 모습은 일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아무튼 그런 과정을 거치고나면 머리가 개운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무엇이든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는 최적의 상태가 된 것이다. 어쩌다보니 오늘은 그 대상이 글쓰기가 된 것 같다. 글을 쓰고 싶은 욕망과 부족한 재능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보니 잡글로 해소하려는 욕구가 생겼나보다. 여기까지 정독을 하신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읽어주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