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교에나 있을 법한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포스팅
날이 더워지면서 여학생들의 바지가 짧아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학년 몇몇 여학생들에게만 해당하던 핫팬츠...하지만 이제는 학년을 불문하고 상당수의 여학생들이 짧은 바지를 즐겨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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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장회의에서 안건으로 나왔다. 여학생들이 바지를 짧게 입고 다니는데 지도를 해야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하지만 회의의 방향은 점점 단속을 해야한다는 쪽으로 흘러갔다. 이유는 단속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지도를 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 대부분 선생님들이 단속에 힘을 싣고 있었다.
당황스러웠다.
1980년대생인 내가 마치 1970년대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6학년 담임인 내가 곧 30cm 자를 들고 여학생들의 바지 길이를 재어야할 상황이 될 것만 같았다.
반론이 시작되었다. 학생생활규정에 단정한 옷차림이라고만 되어있지 구체적인 바지 길이가 없다는 것이 첫 번째 근거였고, 두 번째는 단속이 효과가 없다는 것이었다.
양 팀의 주장이 옥신각신 하다가 결론을 맺지 못하고 회의가 끝났다. 현재 우리 학교는 학생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 중이며 아마 조만간 생활규정이 생길 듯 하다.
그런데 내가 문득 드는 생각은...
왜 여학생들이 핫팬츠를 입으면 안되지? 라는 것이다.
그러면 몇몇 답이 있는데
- 성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 학생으로서 단정하지 못하다.
등이다.
성범죄의 표적이 된다면 여자들이 다 짧은 바지, 짧은 치마를 입으면 안되는 것 아닌가? 어른은 성범죄의 표적이 되도 되나? 는 생각이 들고, 또 학생으로서 단정하지 못하다는데 그 단정함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TV에서 보는 대부분의 여자연예인들은 짧은 바지와 짧은 치마를 입고 나오는데...그들을 보고 자란 아이들에게 무슨 근거로 그들을 따라하지 말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우리 반 여학생들은 입이 댓발 튀어나와서 도대체 바지 길이를 왜 정해야하냐고 내게 항의를 한다.
나도 묻고 싶다. 바지 길이를 왜 정해야하냐고...
그러면서 애들에게 말했다.
"야, 다 너네 예뻐보이라는거야, 너네 바지 너무 짧으면 진짜 안 예쁘거든!"
이것도 올바른 지도는 아닌 것 같지만...다른 방법이 도통 떠오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