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몇 번 언급했듯이 리셋 증후군 중증 환자입니다. 한 예로, 직장생활을 18년쯤 했는데 지금까지 다닌 직장이 10여개 쯤 됩니다. 하하하하. 맘에 안들면 사표 던지고 퇴사했지요.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도망갈까? 라는 생각을 한참 하던 30대 중반에 저는 제 삶을 리셋시켰습니다. 아,,, 여러번 쓴 적이 있는데... 회사를 옮기고,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사를 했고, 친구들과 연락을 끊었으며, 페이스북에 미쳐서 페이스북에 독서모임 만들어 정모하고 다녔고, 다양한 독서모임에 다니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어오던 인간관계를 가족과 한 명의 친구만 빼고 모두 리셋시켰지요. 그렇게 인생 시즌 2를 살고 있습니다.
원랜 가족과도 연락을 끊을 계획을 세웠더랬죠. 제가 군대 가기 전에 식당에서 칼질좀 했기 때문에 지금의 직업을 버리더라도 일자리 걱정은 없었거든요. 서울을 떠나 멀리 남해가 보이는 곳에 새로 자리를 잡고 이 세상 모든 사람과의 인연을 리셋시키려고 계획했습니다. 아니면 여왕폐하의 영향력이 못 미치는 유럽 어디든 날아가서 불법체류를 할 작정도 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그땐 그랬어요. 새로 태어나고 싶었지요. 하지만 어려서부터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께서 걱정하실 것 같아 차마 실행에 옮기진 못하고 직장, 사는 곳, 주변사람들을 리셋시키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고 실행했습니다.
얼마전엔 SNS도 리셋시켰습니다. 하루라도 페이스북과 네이버블로그를안 하면 손꾸락에 가시가 돋는 중독자였는데요, 이젠 로그인도 잘 안 합니다. 페이스북에서 사람을 만나 차마시고 밥먹고 책얘기 하고 수다떨고 그랬는데, 이젠 과거가 돼버렸네요. 대신 여기 스팀잇에서 똑같이 하고 있습니다. 아, 아직 오프모임엔 못 나갔군요. 아직까진 온라인 활동무대만 리셋시킨... ㅎㅎㅎㅎ
서울을 떠나 자리잡은 인천에서 새로 시즌2를 시작했습니다. 와~~~~ 주말이 정말 너무너무너무 심심하더군요. 그래서 동네를 이유없이 걷고, 괜찮은 커피숍이 보이면 들어가서 아메리카노 마시며 책도 읽고 했습니다. 주말엔 교회에 갔습니다. 다니는 교회도 리셋시켜야 했거든요. 나와 맞는 교회를 찾으려고 매주 다른 교회에 가다가,,,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하하하하하하. 리셋 성공. (리셋 목적이 지금의 아내를 만나는 건 아니었는데...... ^^)
아내는 인천 토박이었기에 제가 인천으로 이사가지 않았다면 절대 못 만났을 테지요. 그리고 종교가 같지 않았다면 더더욱. 그즈음 아내도 인생을 리셋시키고 고향으로 돌아와 살고 있던 터였습니다. 서울 살다가 다 버리고 인천 부모님 집으로 돌아온 거였어요. 종교도 같았고 리셋한 경험도 같았고 그래서 금방 친해졌습니다. 그렇게 우린 인생 시즌 2를 시작했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시즌 2. 정말 멋진 말인 것 같습니다. 실패했어도 다시 시작하는 시즌 2. 성공했다면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재도약의 시즌 2. 그리고 이제 올라갈 날만 남은 스팀의 반등 시즌 2. 멋지게 기대해봅니다.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