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작업실 안 그 분위기에 어울리게 조용하게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다. 햇살이 잘 비치는 창가쪽에 후광을 받으며 잘생긴 한 남자가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다.
"후훗 오늘이 거지팸의 마지막인가?"
혼자서 읊조린 남자의 앞에 하나의 홀로그램이 떠있었다.
"10년 만에 스톰 구조대가 출동했군."
남자의 말이 끝나자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거지 차림의 남자가 작업실 안으로 들어왔다.
"왕초형 ~ 드디어 나도 거지 팸 탈출이야!! 너무 고마워 형 때문에 10년을 버틸 수 있었어."
거지차림의 남자가 달려와 기쁨의 포옹을 하려고 하였다. 심하고 고약한 냄새가 났는지 왕초라 불린 남자는 인상을 약간 찌푸렸지만 개의치 않고 포옹을 받아주었다.
"그래 까마귀야. 네가 거지 팸에서 마지막으로 나가는구나. 나도 이렇게 오래 걸릴지는 몰랐다. 정말 기쁘다. 예전에 졸업한 다른 멤버들도 기뻐할 거야"
"앵무새형 나가고 나서 안 모인지 벌써 1년이 됐네.. 오늘 모이자! 이렇게 기쁜 날 내가 소고기로 쏜다 하하 하하"
왕초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손에 쥐고 있던 커피를 마셨다. 약간의 어색한 시간이 지나고 입을 때었다.
"까마귀야.. 너 빼고 다들 성공해서 바쁜 삶을 살고 있잖아. 이렇게 차트를 매일 확인하며 사는 사람은 우리 둘 뿐일 거야.... 오늘은 우리 둘이서 소주나 간단하게 한잔하자."
어... 어 그렇지 왕초.. 다들 바쁠 건데.. 날 잡아서 다시 모이자.."
그렇게 잡담을 나누며 해후를 풀고 난 뒤 왕초는 고오급 명품 브랜드의 외투를 들고 까마귀와 작업실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였다.
쿵 아얏
문을 열자 먼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면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황급히 나가서 확인해보니 한 남자가 넘어져서 부딪힌 머리 부분이 아픈지 연신 쓰다듬고 있었다.
"어? 앵무새형 여긴 웬일로 온 거야? 머리는 괜찮아?"
까마귀가 손을 내밀어 앵무새를 일으켜 세웠다.
"괜찮아. 그냥 부딪힌 거뿐이야. 그보다 까마귀! 축하해 스톰 탈출한 거 ㅎㅎ"
"뭐야 앵무새? 어떻게 알고 있어? 엊그제 겨우 탈출 해놓고 설마 아직도 코인 투자하는 거야?"
왕초가 째려보며 따지듯 물었다.
"하하하, 왕초 미안해. 근데 세 살 버릇 못 버린다고 내가 어디 가겠어?ㅎㅎ"
그렇게 셋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입구 쪽에서 익숙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들은 셋은 계단을 통해서 서둘러 내려갔다. 입구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반기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왕초를 발견하고 모두 외쳤다.
"왕초 ~ 오랜만이야 ~"
"아니.. 쏭하마에다가 뉴발, 명태, 도끼, 라라, 막둥이까지 여긴 왜 왔어 다들 바쁜 거 아니야?"
가장 활발하고 말 많은 명태가 대표로 나서서 말했다.
"왜긴 까마귀 축하해주러 다들 왔지ㅎㅎ 우리 거지 팸은 한마음이잖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왕초는 멤버 모두를 이끌고 근처 고깃집으로 향하였다.
"근데 스톰 얼마까지 올라갈 거 같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나는 100원은 넘길 거 같아! "
까마귀와 라라의 이야기를 듣던 멤버들은 너도나도 끼어들어서 스톰 이야기를 꺼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왕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아 ... 이런 흑우들 .."
한숨을 쉬던 왕초를 지켜보던 막둥이가 물었다.
"왕초는 스톰 몇층이야? 왕초도 산거 같은데? "
"나 ... 나는 80층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