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장 김택균입니다.
블록체인 세계를 좀 더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스팀잇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넷이 출현한 이후 인터넷상에서 소비하는 각종 콘텐츠는 대부분 무료였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인터넷 생태계가 유료 지불 모델이 아닌 광고 기반 무료 형태로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광고와 무료 콘텐츠 기반의 인터넷 생태계가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는 지난해 광고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유료 서비스를 도입했고, mp3 음원을 찾으려고 어둠의 경로를 헤매는 대신 멜론이나 벅스 같은 유료 사이트를 이용하는게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본방 사수에 실패한 인기 TV 프로그램을 건당 지불하고 원하는 시간에 편리하게 시청하는 것 역시 더 이상 큰 거부감이 없다.
이런 흐름은 페이스북이나 네이버 같은 광고 기반 플랫폼에게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거대 플랫폼들은 유저들이 생산한 콘텐츠에 대해 전혀 보상하지 않았다. 지식in, 블로그, 브런치, 페이스북 타임라인 등에 양질의 콘텐츠를 올려도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이유로 열정페이면 충분했다. 그나마 트래픽이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저는 배너 광고라도 달 수가 있다.
하지만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저 뿐 아니라 그것을 소비하는 독자까지 범생산자로 규정하고 보상해주는 스팀잇 같은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인터넷 콘텐츠 생태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이 생태계는 더 이상 광고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 최근 페이스북의 저커버그가 암호화폐 도입을 연구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런 생태계의 등장을 광고 기반 독점 플랫폼들이 얼마나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는지 잘 보여준다.
콘텐츠 생산자에게 직접 보상하는 모델의 등장으로 향후 인터넷에선 공짜 콘텐츠가 점차 사라지는 쪽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더 이상 콘텐츠 생산자에게 보상을 지급하지 않고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플랫폼은 어쩌면 설자리를 잃게 될지 모른다. 콘텐츠 소비자 역시 공짜 콘텐츠를 더 이상 찾기 힘들어질 공산이 크다. 인터넷 생태계의 큰 축이었던 인터넷 광고와 마케팅 산업 역시 큰 지각 변동을 맞을 수 있다.
플랫폼이 독식했던 수익을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나눠갖는 구조가 정립될 경우 콘텐츠 산업은 전례없는 부흥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수익 창출을 위한 경쟁은 상상을 초월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