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음으로 스팀잇에 뛰어들면서 라슈에뜨가 불어로 부엉이라고 하면서, 딸이 저를 그렇게 생각해준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가볍게 인사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는 채 성급하게 시작하는 바람에, 실질적으로 해야할 저에 대한 소개는 하지 못하였더라고요. ㅠㅠ 그래서 오늘 다시 마음을 잡고, 태그를 옮겨서 진지하게 다시 저를 소개할까 합니다.
저는...
1. 작가는 아니지만, 글쓰기를 즐겨하는 사람입니다.
18여년간 개인홈피를 운영하면서 온라인에 일기쓰기를 해오다가, 최근에 여러가지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데요, 별 대단한 내용도 아니었지만 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해 오다보니, 글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힐링의 덕을 참 많이 봤던것 같습니다.
힘든 일이 있을때에도 생각을 늘어놓다보면, 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었고, 그 글 안에서 제가 용기를 얻어야할 이유를 찾아내곤 하였습니다.
즐거운 일이나 어려운 일이나 함께 해주시는 이웃들이 있었고, 그것이 얼마나 힘을 주는 지 알기에, 스팀잇이 가지는 힘이 얼마나 멋질 수 있는지 믿고 있습니다.
2. 저는 바느질쟁입니다
바느질을 해온지 20년이 넘었고, 퀼트도 하고, 옷도 만들고, 작은 실용품들을 만들어왔으며, 수강생을 모집해서 수업을 하고, 함께 전시회도 10년 넘게 해왔습니다. 이 역시, 함께 가는 길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와 함께 하면서 의미있는 일들을 하는 분들이 있음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3. 저는 엄마입니다.
이 세상에 엄마는 참 많지요. 그런데 굳이 좀 특이한 엄마라고 주장하렵니다. 아이를 응원하고 사랑하고 키우는 방식에서, 남들과는 좀 다른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때 아이와 함께 학교에서 나왔고, 그 이후로 대학갈때까지 쭈욱 홈스쿨링으로 아이를 키웠습니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냥 아이와 행복하고 싶다는 한 가지만 흔들리지 말자며 끌고 왔더니 어느새 그 과정을 다 넘어서서 아이를 품에서 떠나보냈더군요. 세월은 언제나 생각한것보다 훨씬 빠른 듯 합니다.
아이는 반듯하게 자라줬고, 자기 몫을 잘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어려움에 부딪칠때에도 다시 설 용기를 늘 찾아내는 성실하고 강한 어른으로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지시하는 엄마가 아닌, 들어주는 엄마가 되었고, 그래서 지금은 그 어떤 친구보다도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있지만요. 늘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4. 저는 영어공부를 돕는 사람입니다.
영어선생님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원서읽기를 통해서 영어 리딩실력을 향상시키도록 돕는 것이 제 현재 직업입니다. 학원강의는 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북클럽을 진행합니다. 주로 영어 울렁증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미 영어를 어느 정도 잘 하시는 분들은 제 도움 없이도 알아서 좋은 길을 잘 찾으실테니 그런 분들은 제 영역에 있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즐겁게 공부하시고, 저는 재미와 보람이 있는 일입니다. ^^
5. 저는 인생을 즐기고 싶은 사람입니다.
인생은 즐거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즐거움의 기준은 누구에게나 다 다르겠지만, 지겨운 것을 꾹 참고 사는 것은 더이상 미덕이 아닌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같은 환경에서 좀 더 즐거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요, 또한 즐겁지 못한 환경은 즐겁게 개선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현실에 안주하고, 새로운 도전을 포기하며 살기엔 아직 젊다고 생각하렵니다. 이제는 100세 시대니까요.
6. 저는 탱고를 춥니다.
나이 들어서 시작한 도전 중 하나입니다. 막연히 춤을 배우고 싶어서 기웃거리다가 선택한 탱고에는 또 다른 인생이 들어있더군요. 하나의 스텝마다 삶의 의욕을 불러일으켜주고, 새로운 곡을 출 때마다 또 새로운 설레임으로 춤을 만납니다. 때로는 속삭이듯이, 때로는 강한 논쟁을 하듯이, 또 때로는 수다를 떨듯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들 속에서 인생의 축소판을 경험합니다. 앉아서 꼼짝 안하는 게 제일 편한 저로서는 굉장히 획기적인, 처음으로 몸을 움직이는 취미가 되었습니다.
7. 저는 종달새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앗! 앞에선 부엉이라고 해놓고선! ㅎㅎ)
제가 대학시절 불어전공시간에 읽었던 교재 내용 중에서, Jules Michelet가 종달새에 대해서 언급했던 내용이 그 당시 제 가슴에 와 닿았고, 어쩌면 제 성향과 참 비슷하구나 생각했었습니다. 대략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불어 안한지 하도 오래되어서 엉성한 번역을...ㅎ)
Espoir, c'est la vieille devise de nos Gaulois, et c'est pour cela qu'ils avaient pris comme oiseau national cet humble oiseau si pauvrement vêtu, mais si riche de cœur et de chant. L'alouette fait son nid à terre, tout près du pauvre lièvre. Que de soucis, que d'inquiétudes! On pourrait croire que cette infortunée participera à la mélancolie de son triste voisin, le lièvre, mais le contraire a lieu: par un miracle de gaieté et d'oubli facile, l'oiseau national, à peine hors de danger, retrouve son chant et sa joie. Autre merveille: ses périls, ses épreuves cruelles, n'endurcissent pas son cœur; elle reste bonne autant que gaie, offrant un modèle, assez rare parmi les oiseaux, d'amour fraternel; l'alouette, comme l'hirondelle, au besoin, nourrira ses sœurs.
희망, 그것이 옛 프랑스 땅에 살던 골족의 좌우명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비록 깃털은 보잘것 없어도 풍요로운 마음과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종달새를 국조로 삼았다. 둥지도 땅바닥, 가여운 토끼 옆에 짓고는 늘 근심걱정과 위험에 가까이 살았지만, 멜랑콜리 해지기 쉬운 그 환경에서도, 막상 어려움에서 빠져나오면 곧바로 근심을 잊고 다시 유쾌함을 찾는 새였다. 또한, 반복적으로 이런 시련들을 겪으면서도 절대 야박해지는 법이 없었고, 늘 박애심을 갖고, 필요하면 동기도 먹여살리는 특별한 새다....
그 무엇보다도, 저는, 어려움을 겪어도 거기에 침수되지 않고, 또다시 유쾌함을 찾아내는 쪽으로는 참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음, 자랑의 의도는 당연히 아니고요... 제가 생각해도 이상한 부분인데요, 그냥 선천적으로 잘 웃고 명랑한 듯 합니다. 아니, 어쩌면 저 글을 읽고 제가 점차 그렇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난 다시 밝아질 수 있다는 믿음 같은거요. 아무튼, 저는 잘 웃는 사람이고, 작은 일에 쉽게 행복해지는 사람입니다.
8. 제 장래희망은 싼타할머니입니다.
뭐 이 나이에 장래희망이랄 것이 있겠느냐만서도, ㅎㅎ 전에 어디선가 쓰라는 문구를 보면서 생각해봤는데, 많은 것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가장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받는 사람 몰래 챙겨줄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면 정말 감사할거 같아요.
이야기를 풀다보니 참 수다스럽고 두서없어졌네요.
이 많은 이야기들도 사실은 저의 아주 일부분이며, 아무리 열심히 써도 저를 이렇게 하나의 게시물로 대변할 수는 없겠지요. 작정하고 적어들어가자면 밤을 새도 모자라겠지만, 다 버리고 딱 하나를 고르라하면, 저는 "엄마"를 선택할 것입니다. "나의 인생"이 중요한 것이지, 왜 종속적으로 자식을 끌고 들어가느냐고 뭐라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이것이 아이의 인생을 침범하거나, 저의 인생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실 참으로 보잘것없으면서도 자신감 넘치던 젊은 시절의 저를, 여기까지 성장시켜 준 가장 큰 힘이 바로, "엄마 되기"였습니다. 아이와 함께 아프고, 고민하고, 기뻐하면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웠고, 또 지금도 배우고 있습니다. 겸허하고, 감사하고, 숙연해지는 법, 그리고 바닥으로 내려가서 기본을 보는 법들을 아이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스팀잇에서 제가 가장 많이 쓸 이야기는... 아이를 홈스쿨링 하게 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전부터 풀어보고싶었는데 늘 미루고만 있었거든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은데 말이죠.
그밖에 일기를 통해서 제 머릿속에서 꿈틀거리는 생각들을 나누고 싶고요, 세상이 좀 더 따뜻하고 살기 좋아지는 데에 작은 몫을 더하고 싶습니다.
아직 스팀잇에서 어리버리 해서 제대로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릴거 같고요, 좀 헤매더라도 어여삐 봐 주세요.
아, 그리고....
가입하고나서 바로 활동해야할거라 생각 못하고 일단 열었는데, 보아하니 게으름 떨면 안될 분위기네요. 사실은 제가 이번주에 로마 가거든요. 거기서 글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로마에서 교환학생 끝나는 딸 만나러 가는거라, 가 있는 동안은 최대한 아이한테 집중하려고요. 아이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거라서 제 마음이 콩딱콩딱 해요. 여력이 되면 여행 이야기도 적고싶은데, ... ^^ 로마-시칠리아-파리-로마... 이렇게 돌 예정이고요, 다니면서 간단하게라도 소식 전해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