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남편이랑 "살기위해 먹는가, 먹기위해 사는가?" 라는 토의를 하게 되었어요.
토의는 2분만에 끝났습니다.
우리 부부는 먹.기.위.해.사.는.사.람으로 결론 났어요. ㅋㅋㅋㅋ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레나의 어디까지 먹어봤니?] 이라는 시리즈를 적어보기로 했답니다.
그 첫회는 바로 이것입니다.
우설이라는거 아세요?
생각하시는 그거 맞아요. 바로바로 소 혓바닥
사람이 참.... 별걸 다 먹어요. 그쵸?
평생 우설을 딱 두 번 먹어봤어요. 한번은 모르고, 한번을 알고 였네요.
1. 고급진 호텔 뷔페에서...모르고 먹어본 첫 느낌
첫 직장은 기업교육을 하는 회사였어요. 저는 입사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꼬꼬마 신입사원이었죠.
거래처인 SK쪽에서 저희 회사 직원들에게 저녁식사 대접을 해주신다고 연락이 와서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장소는 워커힐 호텔.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 워커힐이 SK계열인걸 이날 첨 알았답니다.)
어쩌다보니.. 자리배치가 요상합니다.
저는 고객사의 대표로 나오신 부장님과, 저희 사장님 사이에 앉게 되었네요.
뻘쭘한 나머지 자꾸만 음식을 가지러 갔던 꼬꼬마 레나.
스테이크 코너에 처음보는 작은 조각의 스테이크를 집어들고 왔습니다.
음.. 질감이 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있더라구요.
제가 열심히 먹는걸 유심히 지켜보시던 사장님.
제가 그 눈빛이 너무 따가워서 "사장님. 이거 꽤 맛있는데 한조각 가져다 드릴까요?" 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웃으시며 " 너 그게 뭔지 알고나 먹는거냐?" 하시더군요.
그래서 뭔진 모르겠고 우설이라 써있더라 말씀드렸더니 박장대소 하시더군요.
설명을 드리며 제 머리속에는 막 단어들이 갑자기 살아나며 조합되기 시작....
그렇습니다. 그것은 소 혓바닥 스테이크였던 겁니다.
"어린이 탈무드"를 즐겨 읽었던 중딩 시절이 있어서... 소 혓바닥을 먹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으나 실제 눈앞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던거죠.
으~ 그 당황스러운 기분..
삼킬수도 뱉을수도 웃을수도 울수도 없었던 그 기분은 꽤 오래도록 남아있었습니다.
2. 내손으로 직접 우설을 고르다.
시간은 어느덧 흘러... 시드니에 잠시 살때였습니다.
친하게 지내던 오빠가 한국에 부모님을 뵈러 다녀와서는 오래간만이라고 지인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였어요.
지금도 그렇겠지만, 당시 호주는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가격이 비슷한 편이었어요.
고기를 먹어야 하는 경우에는 소고기를 많이 먹게 되죠.
특히 저처럼 영주권이나 시민원이 없는 외노자의 신분으로서는... 한국에서 비싼 소고기를 무의식적으로 고르게 됩니다.
그날 저에게 쥐어진 메뉴판.
열심히 고르던 제 눈에 착 꽂힌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우설
아마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것이라 생각한 저는, 과감하게 우설을 골랐답니다.
잠시 후 담겨 나온 고기...
마치 대패삼겹살처럼, 차돌박이처럼 얇게 슬라이스되어 나온 것은, 제가 과거에 느꼈던 그 우설의 느낌은 아니었어요. 비주얼 쇼크가 적어서 아쉬웠다고 해야 할까요? ㅋㅋㅋ
대패삼겹살 마냥, 맛나게 구워 먹었네요.
우리 스티미언 이웃들 께서도 살아오며 만나셨던 쇼킹했던 음식이 있나요?
(관련사진을 한장 올리고자 했을 뿐인데.... 갑자기 소에게 무지 엄청 많이 미안해지는 이 느낌은 뭘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