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돈 들여도 안 되는 일이 있다. 특히 시골에서는 일이 왕창 몰릴 때,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가을걷이 짬짬이 집수리 일을 벌려놓았다. 바닥 미장과 벽 칠까지는 그런대로 손수 했다. 문제는 방바닥 도배다. 비닐 장판이 아닌 종이 장판을 하자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돈은 돈대로 들고 다시 해야 한다.
업자를 알아보니 돈도 제법 큰돈이지만 도대체 일손을 구할 수가 없다.
“4평 규모 방이라면 인건비만 50만원입니다. 근데 가을이라 바빠요. 일정을 알아보고 연락드릴 게요.”
그렇게 기다리길 얼추 한 달. 두어 군데 더 알아보았지만 역시나 당분간 시간이 안 된단다. 겨울은 다가오는데 마냥 기다릴 수가 없다. ‘울며 겨자 먹기’가 싫어 이것저것 알아보았다. 먼저 도배집을 아내와 함께 방문했다. 생각보다 친절했다. 자신들의 영업 비밀일 텐데 와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까지 담아서 자세히 알려준다.
“방 테두리를 한 자 정도 미리 본드 섞은 풀을 발라두세요. 작은 모래들은 빈 병을 굴러가며 문지르면 좋아요....”
하나를 알 때마다 앞길이 열리는 기분이다. 미심쩍은 걸 자꾸 묻는다.
“풀은 어떻게 개야하나요?”
“처음부터 물을 많이 부으면 안 되요. 조금씩 부어가며 거품기로 살살 섞어가며 물을 조금씩 넣으세요. 적당히 묽게 하는 게 좋아요.”
“풀칠은?”
“한 장 풀칠하고 바로 붙이지 말고 일곱 장 정도를 미리 풀칠을 해 두면 더 좋아요. 그래야 풀이 종이에 고루 잘 스미거든요...”
불안했던 부분을 우리 부부가 돌아가면서 물으니까 한결 또렷해진다. 무슨 일이든 제대로 배우기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
손수 하려고 자재를 사왔다. 초배지, 장판지, 풀, 본드, 붓.
둘이서 들은 기억을 되살려 초배를 바른다. 하다가 작은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웃으며 넘어갈 정도다. 이렇게 초배를 끝냈더니 마치 전문가가 다 된 듯 뿌듯하다. 초배가 마르자, 이제 장판 도배. 초배에 견주어 어렵지 않다. 장판지를 물에 푹 담았다가 건져낸 다음, 모서리만 잘 맞추면 되었다.
결과로 인건비 50만원을 번 것인가? 그보다 잘 배웠기에 그저 먹은 거라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