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것도 원산지를 떠나 다른 나라에 도착하면 변합니다. 킬빌에서 오렌이시이와 키도가 대결전 인사를 할때 멋지게 오마쥬된 타다미 샷은 이명세영화에선 라면이나 끓여먹는 장면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등장인물에게도 마찬가지인데 김형사(장동건 분)는 선배들의 미신을 따르지 않고 실탄이 장전된 총을 지니고 범인을 쫓습니다. 원리원칙대로 처리하던 김형사는 용의자를 쏴죽이게 되고 정작 필요한 순간엔 총을 사용하지 못하고 칼을 맞게됩니다. 이런 케이스를 많이 봐온 선배 영구(박중훈 분)는 가스총을 공중에 쏴대며 추적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한편 용의자들은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 김형사와 영구에게 각각 또는 협공으로 밀림의 초식동물처럼 나가 떨어지는 점에서 모두 공통된 특성을 보이지만 히트맨 장성민(안성기 분)은 영화 처음부터 등장해 관객과 인물의 정보의 여러 비대칭 상황에서도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김형사를 잃은 영구는 처음엔 백미러 비친 수갑으로 팀플레이를 거부했지만 그의 방향성 없는 가스총으로 동료를 불러모읍니다.
인정사정 볼것없다는 풍성한 이미지가 영화내내 비처럼 쏟아지는데 이야기도 최소한의 것으로만 선정했지만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또한 비처럼 풍성하게 느낄수 있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