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올해 아홉살
아들은 올해 1학년
그렇다. 또래보다 1년 늦게 학교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게 뭐.....??
난 암시랑도 않다. 암만....
입학 후 일주일에 두 번 꼴로 담임선생님, 옆반 선생님, 교감선생님 등
학교 관계자분들과 통화를 했다.
주로 당근이 아들이 무엇무엇을 못 하고 있으며
무엇무엇을 안하고 있으며
하면 안 되는 무엇무엇을 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아이들을 키우며
만 5년 넘게 정기적으로 부모상담을 받아왔고
나름 엄마노릇을 잘 하며 양육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지없이 무너졌다. 산산이 부서졌다.
아들은 학교생활의 1부터 10까지, ㄱ부터 ㅎ까지 알아야 할 내용은 다 알고 있다.
한글도 90프로 이상 알고, 1학년 과정에서 학습할 내용을 역시 90프로 이상 알고 있다.
문제는 이 아이가 알고 있는 것을 교실에서 한 가지도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등교하여 책가방을 내려놓지도, 친구와 어울리지도, 급식을 먹지도, 공부시간에 자리에 앉지도, 수업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공부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고, '응애응애', '아악!' 소리를 지르고, 학교 안의 어른들에게 높임말을 하지도 않았고, 지시를 하면 무조건 '싫어싫어!'로 일관했다.
아들은 굳이 진단을 내리자면, 과민감성 사회불안.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은 자극이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자극으로 느낀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불안이 높은 상태.....대충 그러하다.
4월 첫주 금요일
교감선생님으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출근한 남편과 함께 학교로 갔다.
교감선생님은 우리부부를 교장실로 안내했다.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 그리고 우리 부부는
당근이 아들을 어떻게 학교생활에 적응하게 도울지 얘기를 나누었다.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은 따뜻한 분들이었다.(이미 알고 있던 점이다. 이 학교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지, 다른 아이들이나 담임선생님이 아니라 당근이 아들을 최우선으로 두고 무엇이 가장 좋을지에 대해 대화했다.
당근이는
학교측에서 허가해 준다면
아들의 교실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교감선생님은 담임선생님과 논의한 후 연락하겠다고 했다.
그날 오후, 교감선생님이 연락을 해서
교실에 같이 앉아있어도 된다고 하셨다.
다만, 사적인 교실 출입은 문제소지가 있으니
행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게끔
교육청에 조이맘이라는 것에 등록한 후
공식적으로 채용하겠다고 했다.
교감선생님의 배려가 너무 고마웠다.
역시, 아들은 운이 좋다.(사주가... 이 사람은 어떤 일이든 술술 풀리는 사주라고....좋은 거니까 믿는다)
그리하여,
4월 2주부터 아들의 교실에 들어가
아들 옆에 앉아있게 되었다.
춘자 이야기와 함께
아들의 교실이야기도 이어가볼까 합니다.
오늘은 3교시부터 점심시간까지 함께 있다가
오후에는 제 강의가 있어 교실을 나와야 합니다.
아들 일로 당근이와 온 가족이 덩달아 불안이 높아졌었는데
지금은 많이 편안해졌어요..
그래서 글을 쓸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잘 되겠지요.
느리면 어떤가요.... 끝까지 가면 되는 것.....
느려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아들이 (늦게라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