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려고’
오늘도 나를 꾸며 봅니다
박스에 넣어
예쁜 포장지로 감싸
리본을 매달아 주면 돼요
"멋지지 않나요?"
"예쁘지 않나요?"
"적어도, 괜찮지 않나요?"
내가 이해가 되지 않는 거짓말을
내가 합니다
이러면 내가 나아지나
이러면 내가 멋있어 보이나
라는 고민을 하기도 전에
이미 입 밖으로 나와
나를 포장으로 덮어버립니다
제발 이 글을 쓰는 동안 만큼은
제발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게 아닌 이 순간은
제발 혼자 펜을 잡고 종이에 글을 쓰는 지금만큼은
제발
제발
제발 조금이라도 솔직하길
이 리본을 좀 풀어봤어
라고 하면 나를 멍청하게 보지 않을까
포장지를 벗겨봤는데
라고 하면 나를 하찮게 보지 않을까
이 박스를 찢어버리면
안에는 뭐가 있을까
라는 생각과 동시에 생각을 멈춥니다
또 나는 멋진 글처럼 보이려고
좀 더 나은 나처럼 보이려고
또 글로도 '나를 꾸미는 나'를
'그러려고 하는 나'를 봅니다
나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래도 이 글을 쓰면서 아주 조금 나아진,
아니 나아지려는, 아주 조금은 솔직하려는,
저는 항상 '그러려고'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내일은 조금 더 '그러려고'합니다
作 - 차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