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에 중독된 나는 심연의 밑바닥까지 핥고서야 성에 차곤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연명해왔다.
어둠을 한껏 들이킨 나는 어느새 어둠에 잠식되어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빨래마냥 기괴한 모양새로 널브러져 있었다.
2.허공은 허공이 아니었다.
허공은 곧 어둠이고 어둠이 곧 허공이었다.
허공은 어둠으로 가득 차 내 몸 하나 뉘기 힘들 정도였다.
어둠은 점점 더 나를 깊숙한 곳으로 이끌었다.
나 또한 점점 더 어둠을 갈망했다.
3.어둠의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알았다면 이렇게 살아있을 수 없었으리라.
오직 죽음만이 답을 제시할 것이다.
목숨을 담보로 영생의 해답을 얻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