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들 중에는 별로 유명한 사람도 아니면서 프라이버시 관련 강박이나 편집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아마도 정보 수집이 얼마나 쉬운지, 그 개인정보들이 악용되었을때 어떤 일을 당할 수 있는지 더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개발자 치고는 좀 낮은 편이지만 일반인들보다는 조금 높은 정도의 프라이버시 강박을 가지고 있는데요,
사이트마다 몇가지 다른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쓰고 쓸데없이 공개된 쇼핑몰 페이지에 리뷰를 달지 않는 정도입니다.
최소한 누군가 제 아이디 하나가지고 구글링 했을때 단 한번의 쉬운 검색으로
- 제가 어디사는 무엇을 하는 누구이고,
- 모 쇼핑몰에서 언제 어떤물건을 샀었고,
- 네이버 모모 카페에 가입해서 활동중이며
- 스팀잇에서는 이런 글들을 쓰고 있다
정도의 정보가 노출되는건 기분이 좋은 일은 아니니까요 ㅎ
제 생각에 프라이버시 강박증의 수위는
노트북 웹 캠 부분에 스티커가 붙어있는 정도면 중상정도,
페이스북, 카카오톡 안쓰고 텔레그램만 쓰는 정도면 거의 최상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위 개발자들 중에도 몇몇 있습니다 ㅎㅎ)
그 이상이면 조금 병적인 수준이겠죠 ㅋㅋㅋ
물론 이 강박이 심한 사람들이 오프라인 상에서도 은둔형 삶을 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온라인상 활동이 적다보니 오프라인에서는 더 활발한 소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아무튼 저는 그래서 스팀잇에는 특히나 개인적인 신상이 노출되는 일이 부담스럽습니다.
이유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크게 두가지인데요,
- 1주일 지나면 글을 지울 수도 없고, 그 전에 지운다고 해도 블락체인 상에는 수정 기록이 영원히 남는다.
- "친구만 보기" 등의 프라이버시 설정이 없어서 모든글이 전체 공개이고 구글 검색에 최적화되어 검색도 잘된다.
뭐 저는 연예인이나 유명한 사람은 아니기때문에 제가 온라인에 남긴 글들로 문제가 될 일은 없겠지만, 지극히 평범한 개인일지라도 문제가 될만한 상황은 꽤 있습니다.
예를 들면,
- 전여친 / 구남친과 1박 2일 여행갔던 사진들
- 사춘기 쿵짝쿵짝 시절의 오글오글 다이어리
- 술김에 싸질렀던 직장 상사 욕
- 이벤트 참여 선물 받는다고 댓글로 남겨놨던 집주소, 전화번호 등
스팀잇에 한번 올린 자료는 몇천만원을 주고 디지털 장례식 업체를 찾아가도 지울 수 없습니다.
블락체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데이터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니까요.
온라인상의 "잊혀질 권리" 나 개인정보 보호법은 우리나라, 미국, 유럽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법적으로 의무화 되어있기 때문에 스팀잇이 나중에 더 커지게 되면 분명히 이슈가 될 만한 내용입니다.
요즘 스팀잇에 신규 유져분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스팀잇을 소셜 네트워크나 친목등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은것 같은데요, 물론 그런게 잘못되었는건 아니지만 혹시나 모르고 하고 계셨다면 한번쯤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포스팅합니다.
다들 좋은 한주 되세요!
p.s. 싸이월드에 전체공개로 해외여행 사진 올렸다가 부모님이 보이스피싱 당했던건 비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