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앤입니다 :) 생각보다 금방(?) 돌아왔습니다!
스팀잇 가입 후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내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kr 태그(그러고보니 한동안 kr 태그를 까먹고 있었네요ㅜㅜ)의 최신글에 들어가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무리 타인의 반응을 신경 안 쓰는 사람이라도 자신이 쓴 글이 스팀 블록체인에 새겨지는 순간에는 당연히 다른 이의 반응이 궁금하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최신글을 중심으로 보팅하고, 댓글을 쓰고 놀러 다녔어요.
스팀잇에서 놀러다니는 일에 푹 빠져있을 때 짱짱맨 지원자 모집글을 보게 되었고, 바로 지원했습니다. 어차피 하고 있던 일이라서 뭔가 이름을 달고 하면 더 근사할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가 밀당의 귀재 ‘마이너스 대역폭’도 만나고, 이를 계기로 스파를 임대해 주신 저의 수상한 천사 미동님(혹은 미술관님
부끄럽게도 최근에는 발등에 떨어지려는 불을 피하느라 짱짱맨 활동은 별로 못 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 오랜만에 #jjangjjangman 의 최신글을 읽을 시간이 났어요. 어떤 분이 예쁜 꽃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는데, 그 꽃을 보니 딱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생각났어요.
여러분 혹시 보면서 안 보는 척 해보신 적 있나요?
그러니까 내 앞에 있는 예쁜 여자친구에게 눈동자는 위치해 있지만, 실제로는 옆을 살랑살랑 지나가는 일면식도 없는 아름다운 여성을 본 경험이요.
우리 눈은 시야라는 것 덕분에 보는 것만 보지 않아요. 상당히 많은 정보가 눈을 통해 들어오는데, 우리는 그 중에 집중하고 싶은 것에 집중할 뿐이지요.
비슷한 효과로 저는 댓글쓰기 칸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바로 그 위에 있는 태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coinkorea.
다시 글을 읽어보니 매우 자연스럽지만, 어딘가 번역기를 돌린 듯 했습니다. 무엇보다 coinkorea라는 태그와 맞지 않는 글이었어요. kr-guide 댓글로
태그를 잘못 사용한 것이 명백했음에도 정말 한참 고민하고 생각하다가 신고를 했어요. 혹시나 잘못 신고해서 글쓴이가 피해를 입고 상처를 받으면 안 되니까요.
(참고로 댓글 중간에 kr-guide 라는 말이 들어가기만 해도 신고가 됩니다 ㅋㅋ 주의하셔야 해요!)
3일 전 원더리나(
원더리나님의 조사에 의하면 상당히 많은 피해자분들이 계셨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요리 작가님이신 헬로선샤인(
특히 두번째로 당한 오신고는 오히려 kr 커뮤니티의 칭찬을 받을 만한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깍두기 담그는 법을 영어로 쓰셔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김치를 알리는 멋진 일을 하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습니다. 실수한 사람을 비난하기 위한 글을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스팸은 무엇인가? 스패머란 어떤 사람인가? 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첫 수능 점수가 모의고사 평균 점수에 비해 상당히 낮았습니다. 점수가 살짝 떨어진 정도가 아니라 와장창 떨어졌죠. 얼떨결에 재수를 고민해야하는 괴로운 과정 없이, 깔끔하게 재수를 결심한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담담한 마음으로 그 점수를 받아들였기에 괜찮다고 여겼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날의 기억은 저도 모르게 트라우마가 된 것 같습니다.
수능 볼 때 가져갔던 가방을 저는 차마 정리하지 못 했습니다.
방문 뒤에 두고 한 번도 건드리지 못 했습니다. 사실, 성공적인 재수 생활을 위해 고시원에 들어갔고, 대입 성공 뒤에는 기숙사 생활을 해서 저희 집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가방을 볼 일은 별로 없긴 했습니다. 어쨌든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부모님께서 대신 가방을 정리해 주셨습니다.
아무 죄 없는 가방은 저의 약한 마음 때문에 외면 당했습니다.
살다 보면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특정 사건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데 그 자리에 있었던 이유만으로, 단지 그 일이 일어난 장소라는 이유 만으로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게 됩니다. 혹은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가방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3년 동안 공부한 노트들을 담아 준 가방인데, 긴장하며 문제 푸는 동안 책상 옆에 걸려서 날 응원해주던 가방인데, 무엇보다도 3년의 시간 동안 내 등에 매달려 등하굣길을 항상 함께 해주던 가방인데.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네요.
수능 날 점수에 상처 받았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함께 했던 가방을 모른 척 했습니다. 너무 제 마음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거에요.
만약 그 장면이 사진으로 남았다면, 그 사진만 보고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은 가방이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상처를 받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가방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라고 명확한 정보를 주어야 오해가 안 생깁니다.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스팀잇 뿐 아니라 우리 인생에서도 이런 일들은 일어납니다. 일대일의 비유는 되지 않을지라도.
자신의 목적, 자신이 겪은 일, 자신의 감정에만 집중하다 보면 놓치게 되는 부분들이 생깁니다. 그로 인해 누군가를 서운하게 할 수도 있고, 누군가를 오해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꽤 오래 전에 최신글 파도타기하며 읽은 글이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기억에 의존하여 써야 해서 원글의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이 가족 중에 한 분이 위독하여 급하게 지방에 다녀오셨다고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댓글에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가슴 철렁한 댓글이 올라온 것입니다. 굉장히 실례를 한 것이지요.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이후로 명복을 빈다는 댓글들이 줄줄이 달린 것입니다.
그 분이 딱히 고인이 되셨다고 생각할 만큼 애매하게 글을 쓰신 것도 아니었는데, 한 분이 실수로 단 댓글을 보고, 다른 분들이 따라서 댓글을 단 것입니다.
어떠신가요? 글을 읽지 않고 댓글을 다는 분들이 많다는 슬픈 사례입니다.
비슷한 예가 또 있습니다.
얼마 전 풍류판관님()께서 쓰신 스팀잇은 기본소득제다 글에 인용된 기사의 댓글이 있는데요. 그 기사의 베스트 댓글은 ‘안 보고 내린 사람 손’이었습니다.
기사를 읽기 위해 스스로 클릭을 해서 그 페이지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읽지 않은 것입니다.
그럼 이제 위의 예들을 토대로 가정을 해봅시다.
만약 누군가 가이드독에게 오신고를 했습니다. 보통 가이드독의 댓글은 첫번째 댓글로 노출이 됩니다. 위의 예에서 보신 것처럼 꽤 많은 분들이 글을 잘 읽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글을 읽지 않는 누군가들은 정말 스팸글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아 이분의 글은 스팸이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이처럼 누군가의 불찰이 정성 들여 글을 작성한 작가 분께 생각보다 더 큰 실례를 하게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잘못된 소문의 진원지가 되어 버린 거죠. 자세한 내막을 알고자 하는 마음보다 귀찮음이 더 커서 단편적인 정보만 접한 사람들은 가만히 있던 누군가를 오해하게 됩니다.
스팸이란 무엇일까요.
사전적 정의는 ‘(불필요한 정보를) 한번에 다수의 상대에게 전하다’입니다.
스팀잇에 이를 적용할 때는 좀더 확장 되어서 ‘kr 커뮤니티를 어뷰징하다’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저는 스팸보다 스패머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스팸에 가까운 컨텐츠를 올릴 수도 있습니다. 한 두 번의 실수는 괜찮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멀쩡한 글을 신고할 수도 있습니다. 한 두 번의 실수는 괜찮습니다.
실수한 것만으로 누군가를 심판대에 올리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패머는 상습적으로 그 일들을 반복하는 사람이기에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작권이 있는 컨텐츠를 가져와 이득을 취하려 하거나 (컨텐츠 무단 도용)
확인 절차 없이 신고를 '남용'해 이득을 취하려 하거나 (피해자 양산)
커뮤니티의 반목을 의도적으로 야기하거나 (편 가르기)
해로운 포스팅을 반복해서 올리거나 (진정한 어뷰징)
위에 말씀 드린 것처럼 저도 coinkorea 태그 주제와 맞지 않는 글을 신고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고 당시 여러 번 고민했던 이유는, 사실 태그의 오남용은 신고 당하는 사람이 억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태그는 누군가가 찜하고 사용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조금은 들기 때문입니다. 태그는 내가 만들고 싶으면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쓰는 일기만 모아서 보고 싶다면, annesophie-diary 이런 식의 태그를 달 수도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annesophie-diary 태그를 쓴다고 해서 내가 먼저 썼고, 내 일기만 모아둘 거라며 못 쓰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만약 우리 커뮤니티가 공유하는 태그에 해로운 포스팅을 하는 스패머가 생긴다면 그 때는 태그를 사용하지 못 하게 쫓아내야 합니다. 하지만, 단지 한 번의 태그 사용한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조금은 조심스럽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이 조금 길어졌지만 정리하면,
한 번의 오신고가 작성자에게는 스패머로 오해 받게 하는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과,
그렇기에 글 하나만 보고 하는 스팸 신고보다는 글 여러 개를 보고 판단하여 스패머를 신고했으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저는 따뜻한 kr 커뮤니티가 너무 좋습니다.
서로 관심 가져주고, 아껴주고, 응원해주는 kr 커뮤니티가 스팀잇의 성장 발판이 되어서 한국이 블록체인 SNS의 강국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저의 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