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먹을래요?”
다들 한 번씩은 들어보셨겠죠? 2001년에 만들어진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이영애가 유지태에게 건넸던 대사였다. 사실 영화에서는 그리 인상 깊은 대사는 아니었다. 다만, 라면이라는 매개체로 상우(유지태)와 은수(이영애)는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게 된다. 대체 라면이 뭐길래.
나는 이 영화를 몇 년 전에야 비로소 봤는데 영화의 OST인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때문이었다. 좋아하는 노래지만 정작 영화는 보지 않은 게 어쩐지 모순 같아 보게 됐다. 봄날은 간다를 듣기 위해 봄날은 간다를 본 셈이다.
아무튼 영화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 <봄날은 간다>는 한 연인의 탄생부터 이별까지를 담백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 전개가 깔끔하고 간결한 카메라 기법으로 일상을 표현했다고 평론가들은 말하지만 일반인인 나로서는 사랑의 시작과 끝을 담담히 잘 그려냈다 정도의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영화가 별로였다는 얘기는 아니다. 단지 상우의 행동들이 다소 불안하고 불편했다. 이별 뒤 그가 벌인 찌질한 행동들이 꼭 남 일 같지 않아서. 혹 저만 그런가요?
노래 <봄날은 간다>는 김윤아 작사·작곡한 곡으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한일 합작곡이다. 일본 싱어송 라이터인 마츠토야 유미松任谷 由実가 곡을 만들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자우림의 김윤아가 작가와 노래를 맡았다. 영화 <봄날은 간다>가 일본의 투자를 받아 만든 합작 영화였기 때문에 노래도 그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다들 아시겠지만 영화는 상우와 은수의 이별로 끝이 난다. 이별의 아픔이 크게 남은 상우는 방황하고 이를 지켜보던 상우의 할머니는 말한다.
“버스하고 여자는 떠나면 잡는 게 아니란다.”
오래지 않아 상우는 모든 것을 잊은 듯 일상으로 돌아온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영원할 것 같던 사랑도, 잊히지 않을 것 같은 사람도, 다시 치유되지 않을 거 같던 아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