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그림책의 댓글 흥행의 여세를 몰아 '화'에 대해 좀더 이야기 해 보자.
(기껏 불붙었는데 꺼버리기엔 너무 아깝잖아. 그래 아까워.. 좀더 태워보자... 탈거야. 탈거야. 타겠지... 그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화는 나쁜 것이므로 착한 아이가 되려면 화는 참아야 하는 것이라는 교육을 받으면서 자라왔다. 그렇게 참고 참고 또 참지 화는 내내나~~(만화 캔디의 주제가를 연상 해보았다. 쓸데없이...) 하다보니 급기야는 지구상에서 대한민국에만 있다는 '화병'을 국제 정신의학용어에까지 등제시키는 쾌거를 이루어내고야 말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배워왔던 '화는 나쁜 것이다'의 명제는 진짜 옳은 것일까?
만약 세상에 '화'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홀릭님이 소개해준 초록색책에서
어떤 순간이든 필요하지 않은 순간이 없는 것처럼
이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것은 어떤 것도 없다고 했다.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먼지 마저도 그들이 없다면 우리는 노을을 볼 수없다고 했다.
그러면
'화'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일까?
왜 우리는 '화'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나아가 그렇다고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오늘의 그림책 <화가 나는 건 당연해>를 열어볼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우리가 운동경기를 하는데 우리팀이 지고 있으면 '화'가 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때 생겨나는 '화'라는 에너지 때문에 우리는 좀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또 마음속에 불처럼 확 타오르는 '화'라는 놈은 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솔직하게 말하게 하는 용기를 만들어 내기때문에 의외로 어려운 문제를 쉽게 해결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아... 그럼 화가 좋은 거잖아..그런데 왜 우리는 화가 나쁜 것이라고만 할까?
화가 나면 우리는 물건을 마구 집어 던져서 망가뜨리거나, 함부로 말을 해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다. 물질적 피해만 입히면 그나마 괜찮은데.. 우리는 화가나면 세치 혀를 함부로 놀려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 지울 수없는 스크레치를 내기도 한다.
그래... 그것이 문제이다 . ** 이건 '화가 난다'의 의미와는 다른 것이다. 단순히 '화'가 문제가 아니라 그 '화'를 표현하는 방법의 문제인 것이다** .
'화'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에너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화를 나쁘다 좋다 라고 평가할 필요는없다. '화'는 그냥 '화'인 것이다.
불교의 교리 대로라면 '알아차림'이라 할 것이다.
인간의 에너지인 '화'를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이 이 책에 잘 안내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화'를 다루는데 있어 중요한 시작은 표현이다.
아이입에서
"엄마가 말하는 것을 들으니까 화가나요.(속상해요)" - 시무룩한 목소리로
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화난 목소리로) "너 또 우는 거야!"
대신에
"찬승이가 막 우니까 아빠는 어떻게 해 줘야할지를 모르겠구나"
"찬승이가 형한테 지기만 하니까 화가 많이 나나 보구나."
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표현하자. 부모가 표현을 하면 아이들은 따라한다 백퍼센트.
(아 이게 아닌데.. 갑자기 사족이 생겨버린 기분...)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화가 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과 그것을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물론 어른이 이해하기도 쉽다.)
큰 챕터는 다음과 같다.
화가 나는 건 당연해!
화는 약이 될 수도 있어.
무엇이 너를 화나게 하는 걸까?
화가 나면 어떤 기분이 들까?
화는 꼭 풀어야 하는 걸까?
너는 무엇을 할지 '선택'할 수 있어.
화가 나거든 그렇다고 말해!
화가 날 땐 이렇게 해 봐!
아무리 화가 나도 이렇게 하는 건 곤란해!
화가 났니? 이런 방법도 괜찮아!
어른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괜찮아, 하느님께 다 털어놔.
'너' 때문에 화가 났다고?
다른 사람을 용서하고 너를 용서해!
이 그림책이 화가나는 감정을 다룬 책들 중에 단연 돋보이는 부분은 '화'가 난 내 감정을 들여다 보고, 나 때문에 화가난 상대방의 감정을 들여다 보고, 기타 좋은 것들을 다하고 나서 ,,, 그리고나서...
나를 용서하는 부분이다. 상대방이 나 때문에 화가났음을 이해하고 나면 죄책감이들고 이건 당연한 순서이지만 이대로 두면 나의 자존감은 땅속으로 가라앉는다. 이 책은 미안하다고 말하고난 후 굴러떨어지는나의 자존감도 다루어준다.
화가 난 나머지, 다른 사람을 슬프게 하거나 물건을 망가뜨렸다면
이렇게 말해. "미안해요." 그리고 다시는 안 그러기로 네 자신과 약속해.
그리고 네 자신을 용서하는 거야.
화가 났다고 해서 너와 그 사람이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
먼저 "사랑해요."라고 말을 해 봐. 그런 다음에 화가 난 이유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해.
사실 나는 이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재미나는, 신나는, 맘껏 낄낄거릴 수 있는 그런 책을 원하는데 이 그림책은 뭐라고 해야하나... 그래... 너무 선생님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지난 그림책 '나 화났어'를 소개하고 스티미언들과 댓글놀이를 하면서 맘속에 작은 소명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건 나나 다른 어른들이 '화'를 다루는데 아직 너무나도 미숙하다는 것이다. 찬찬히 생각해보니 그건 우리에게 이루어진 교육 때문이었고 우리에게 그것은 일종의 전통이자 미덕이기도 한 것이었다. (앞에서도 말 한 것처럼 우리는 '화병'이라는 병명을 정신의학용어에 등재 시켜버리는 민족 아니던가!) 우리가 좀더 친절하고 꼼꼼하게 화에 대처하는 법을 배워야 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같이 읽고 싶었다.
음 ... 나의 유치한 재미 타령만 잠시 미뤄둔다면
이 책만큼 '화'라는 감정을 조망하고, 타이르고, 다스리고, 승화에 이르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책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그래야...할 터인데..그럴 것... 이...다.)
아이에게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시범보이고 싶은 부모님
내가 분노조절 장애는 아닌가 남몰래 걱정하는 어른
'화'는 어떻게 처리하는 가? 그 매뉴얼이 궁금한 어른
에게 권합니다.
같이 읽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