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글에 사진 넣는 일이 당연합니다. 어느 글을 보더라도 사진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글에 사진을 넣지 않습니다. 음,,, 잘 넣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눈치 빠른 분은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나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은 바로 알더군요.
두세달 전에 한 시인과 밥을 먹었습니다. 그 시인이 제 네이버 블로그 글들을 보고 제가 너무 보고 싶었다고 해서 만났습니다. 글들을 읽어보니 영락없는 작가로 보였다고 하면서 글에 사진이 없어 더더더욱 좋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왜 글에 사진을 안 넣는지 알 것 같다고도 말했습니다. 사진 없이 글 쓰는 용기도 대단하다고도 했고요.
제가 글에 사진을 안 넣는 이유는 하나의 훈련의 의미로 시작했습니다.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더 훌륭한 글을 쓰기 위해 사진을 안 넣기로 한 것이죠. 오직 글만으로 모두 이해할 수 있는 탁월한 문장을 쓰기 위한 연습으로 시작했습니다. 사진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는 탁월한 문장. 저는 그런 문장을 꿈꿔왔고 그래서 오직 글만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한 것이죠. 그리고 이 훈련은 효과가 매우 뛰어났습니다. 사진 없이 글을 쓴 지 1년 정도 지나자 문장력 좋아짐이 보이더군요. 사람들마다 '나하님 요즘 글빨 끝내주던데요' '나하님 요즘 글이 물 올랐어요.' '나하님 글이 예전하고 완전 달라요.'
사진은 참 쉽습니다. 얼마전 제가 올린 아들 파마사진을 예로 들면 딱이겠군요. 아이는 저를 닮아 머리숱이 어마어마합니다. 얼굴은 저를 닮아 쪼끄만하죠. 그래서 정면에서 보면 얼굴보다 머리카락의 면적이 더 많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세 살 때까진 늘 빡빡 밀었습니다. 하나도 안 예뻤죠. 그러다가 세 살에서 네 살 넘어가는 겨울에 머리를 길렀습니다. 오~~~ 귀엽더군요. 그렇게 덥수룩한 머리를 1년 유지하다가 아내가 파마를 시켜보자고 했습니다. 아이가 미용실을 싫어해서 이발도 제가 집에서 직접 했기에 파마도 직접 도전했습니다. ㅎㅎㅎㅎㅎ 완전 잘 말린 거예요. 그래서 사진을 찍어 스팀잇에 올렸습니다. 간단하게 몇 줄 적어서요. 그런데 제가 사진 없이 글만 적었다면 아이가 파마를 해서 얼마나 귀여워졌는지 표현하긴 힘들었을 겁니다. 물론 지금의 제 실력은 그 귀여움을 글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연습삼아 좀 써볼게요.
다섯살이라 하기엔 여섯살 만한 키에 얼굴 면적보다 더 넓은 머리카락 면적을 자랑하는 아이는 얼굴도 하얗습니다. 눈도 작고 코도 작고 입도 작지만 머리카락 갯수 만큼은 일등이지요. 머리를 길러 봤습니다. 뛸 때마다 찰랑거리는 뒷머리가 예뻐서 파마에 도전했어요. 우앗,,, ㅎㅎㅎㅎㅎ 혹시 고딩래퍼 김하온 아시나요? 김하온 만큼 예쁘게 말리진 않았지만 꼬불꼬불 머리카락이 똥그란 얼굴과 너무 잘 어울리더군요. 뛸 때마다 꼬불 머리가 찰랑거리는 건 옵션입니다. 사진을 찍어주려고 하니 윙크를 하네요. 완전 장난꾸러기 얼굴이 따로 없습니다. 여기서 머리를 더 기르면 애니 <메리다와 마법의 숲>의 메리다와 판박이가 될 것 같아 뒷머리를 좀 잘랐습니다. 오~~~ 완전 귀요미가 돼버렸어요.
아~~~ 이런... 실패입니다. 상상이 되나요? 저는 앞으로도 더 혹독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한 장의 사진을 글로 설명하는 연습을 조금씩 해보고 있습니다. 어렵더군요. 정말 프로 작가님들은 대단하십니다.
사진 없는 맛집 탐방기, 사진 없는 여행기, 사진 없는 제품 리뷰를 써보며 꾸준히 표현력을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저도 언젠가는 인정 받는 작가가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