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4>숯불 양념돼지갈비와 행복</h4> <h1></h1> <p>결혼한 후 안타깝게도 행복하지 않지 않다고 남편에게 말을 하곤 했다. 정확히 말하면 덜 행복해졌다고 말이다. 결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갑갑하게 느껴졌고 오랜 연애 후 한 결혼이라 아이를 빨리 가지려 계획하며 그 계획대로 아이가 우리에게 와주었다. 사직서를 제출한 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되어 바쁜 남편을 기다리며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집에서도 충분히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하고 그 상황을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하며 시간을 보냈었다.</p> <p>생각해보면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상실감이 컸던 것 같다. 내가 원하던 새로운 일자리를 힘들게 얻게 되었지만, 임신으로 인해 일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3년 내내 매일매일 출근길이 즐거웠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즐기면서 일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거짓말처럼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감사했다. 그런데 이런 일을 놓고 집에만 있으니 어찌나 슬프고 행복하지 않게 느껴지는지…. 아이한테 미안할 정도였었다.</p> <p>아이를 낳고도 똑같았다. 주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들이 말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이 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고 잠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말이다. 이런 말이 나에게는 꽤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다른 이들 보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작은 건 아닐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며 자책하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다.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을 감히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다니 말이다.</p> <p>단유를 한 후 외출이 아주 자유로워졌다. 앞 동에 살고 계신 시부모님이 아이를 흔쾌히 잘 봐주시기 때문에 평일 저녁 혹은 주말 내내 아이를 봐주신다.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시부모님과 가까이 사는 것이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장점이 무척이나 크다. 지금 당장은 말이다.</p> <p>숯불갈비에 냉면이 먹고 싶다고 며칠 동안 노래를 불렀더니 남편이 아이를 맡기고 저녁을 먹고 오자고 했다. 아이를 맡기고 아이 낳기 전에 자주 가던 갈빗집에 가서 갈비3인 분을 시켜두고 나 혼자 공깃밥 두 그릇에 냉면 한 그릇, 거기에 맥주한 병까지 먹고 나니 어찌나 행복하던지…. 배가 터질 것 같이 배가 불렀지만, 기분은 어찌나 좋던지.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를 재우고서는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나 정말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남편에게 행복하다는 말은 정말 오랜만에 한 말이었다. 숯불갈비가 뭐라고..냉면이뭐라고...나를 이렇게 행복하게 만든 것인지. 솔직히 이유는 잘 모르겠다. 정말 숯불갈비가 나를 행복하게 만든 것인지 아니면 내 마음이 변한 것인지. 아마 또다시 행복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 숯불갈비를 먹으러 가게 되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p> <blockquote> <p>오빠는 결혼하고 행복해?</p> </blockquote> <blockquote> <p>응</p> </blockquote> <blockquote> <p>나는 혼자일 때가 더 행복했던 것 같아. 그렇다고 지금이 불행하다는 건 아니야.</p> </blockquote> <blockquote> <p>거짓말. 행복하잖아 다 알아~</p> </blockquote> <p>혼자일 때보다 덜 행복하다고 못난 말을 내뱉으면 한결같이 거짓말하지 말라고 다 안다며 답해주던 남편에게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이다. 내가 이런 사람과 결혼을 했고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좋은 사람과 결혼해서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모든 신이여. 이번 생에서는 말입니다.</p> <hr> <p>항상 함께하던 사진이 없다.<br> 먹는 것에 심취해서 먹다 보니 사진 한 장을 남기지 못해 오늘은 사진 없이 글만 올려본다.<br> @kimthewriter이 여신 제1회 PEN 클럽 공모전 <봄날의 일기>에 참여해보려 한다. 내 생에 첫 공모전이다. 으흐흐 떨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