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페미니즘을 한다고? 넌 예쁘게 생겼잖아.
넌 남자친구도 있는데 페미니스트야? 왜?
페미니즘은 남자한테 사랑 받지 못하는 애들이나 하는거야.
꽤 많은 페미니스트가 들어온 말이며, 불과 며칠 전에도 나는 “너가 그런걸 왜 해?”라는 말을 들었다.
사실 저런 말을 듣거나 읽을 때마다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적당한 대답을 모르겠어서가 아니라, 저렇게 무식한 질문에 굳이 대답을 해줘야 하는지 생각하느라 머리가 아프기 때문이다.
저 문장들이 얼마나 여성에게 코르셋을 씌우는 말인지 여러분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나를 비롯한 모든 페미니스트들의 각성을 위해 이 글을 썼다.
1. 페미니즘의 정의
여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아우르는 용어
즉, 여성의 권리를 신장시켜서 성평등을 이뤄내고자 하는 것
수 많은 남성들과 이 사회에 익숙해진 여성들은 페미니즘의 정의에서부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여성과 남성이 애초에 평등하다고 생각하고 있거나, 여성으로 사는게 더 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받는 차별? 남자는 안 받는 줄 알아?”
단호하게 말한다.
그러나 남성은 차별을 받음으로써 더욱 강해지고, 여성은 차별로 인해 더욱 약해진다.
한국과 같은 가부장제 속에서 남성은 차별을 받아 기회를 얻고, 여성은 차별을 받고 기회를 빼앗긴다.
게다가 여성의 삶이 남성의 삶보다 더 편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예쁜 여성의 삶만을 생각한다. 그러니까, 애초에 외모가 아주 못생긴 여성의 삶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은 각 성별의 차이는 인정하되, 성별로부터 오는 차별을 모두 없애자는 것이다.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자는 당장 나를 뮤트하라. 댓글로 무식한 질문이나 나름의 논리라고 써 놓은 얼토당토 않은 문장에는 답변도 하지 않겠다. 그런 사람에게 대화를 통해 이해시키는 것보다 내 정신건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2. “네가 페미니즘을 한다고? 넌 예쁘게 생겼잖아.”
이것을 다르게 말하면, “페미니즘은 못생긴 여자들만 하는 것이다.”가 된다.
또한 저 문장은 여성의 최고의 가치를 타인(특히 남성)에게 사랑받는 것으로 간주해버리는 것이며, 예쁜 여자는 페미니즘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다.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간단하다.
여자들은 대개 자신보다 예쁜 여자를 질투하고, 어떻게든 깎아내려서 본인들이 그 예쁜 여자보다 못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예쁜 여자는 수많은 남성들에게 수혜를 받고 다른 평범한 여자들의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못생긴 여자들만이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해서 페미니즘 같은 것을 하는 것이다.
여성의 삶을 그저 예쁘게 꾸미고 남에게 사랑받는 것으로 정의내려 버린다.
3. 적절한 대답은 무엇일까?
꽤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페미니스트가 된지 얼마 안되었을 때 생각한다.
“페미니스트들은 못생기지 않았어. 예쁜 사람이 차고 넘치는걸.”
저런 생각조차 하지 말기를 바란다.
‘아닌데, 난 예쁜 페미니스트인데?’라는 생각은 여성에게 또다시 코르셋을 씌운다. 즉, 스스로를 외모로 평가하면서 여성의 가치를 또다시 외모에 두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못생긴 여자만 페미니즘을 한다”라는 말에 대한 가장 적절한 대답은,
너는 이미 여성의 가치를 외모로 나누고 있구나. 너랑은 대화할 가치가 없어.
정도이다. 혹은 그저 무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모든 여성들이 본인의 가치를 외모로 판단하고 코르셋을 씌우는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실현될 때까지 나는 글을 계속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