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발달러 가나입니다! 오랜만에 심리학 주제로 글을 쓰네요.
저는 그림책을 정말 좋아하는데, 제 꿈 중 하나가 그림책 출판일 정도입니다ㅎㅎ
그림책은 정말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점이 가장 매력인 것 같아요.
아이들과 책 한 권으로도 한 회기는 그냥 이야기하며 보낼 수 있을 정도죠.
예전에 있던 센터에서는 아동 독서치료를 하기도 했었어요.
독서치료는, 책을 매개로 치료를 진행하는 거에요.
미술치료는 치료적 의미를 가진 미술 활동을 통해 심리치료를 진행하듯이
독서치료는 내담자의 주제에 맞는 책을 읽고 관련 활동을 하며 심리치료를 진행하게 됩니다.
오늘 소개할 이 그림책은 제가 독서치료 때 쓰기도 했던 책이에요.
제목은 "안 돼, 데이빗!"
데이빗 섀넌의 동화책입니다! 이 책으로 칼데콧 상도 받았죠.
여기서, 칼데콧상이란?
동화책을 사기 위해 이것 저것 둘러보신 분들은 종종 그림책 표지에 칼데콧상 수상작이라는 표시를 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칼데콧상은 미국어린이도서관협회에서 그 해에 가장 훌륭한 그림책을 쓴 작가에게 주는 문학상입니다. 뉴베리상 역시 그 해 가장 뛰어난 아동 도서를 펴낸 작가에게 주는 상인데, 이 뉴베리상과 함께 그림책의 노벨상 으로 불리죠!
책 내용은 정말 별 것 없습니다.
요 데이빗이라는 아이가 계속해서 뭔가를 하는데, 엄마에게 "안 돼(No)!" 라는 말을 들으며 제지당하는 내용입니다.
마지막엔 엄마가 울먹울먹하는 데이빗을 "그래(Yes), 데이빗." 하며 안아주며 훈훈하게 끝이 납니다.
아동 독서치료에서 활용할 때는, 초반 회기에 활용하시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도 간단하고, 그림도 익살스러워서 애들이 집중도 잘 하더라구요.
또, 엄마에게 이런 말들을 자주 듣는 아이가 있다면 자신의 느낌, 특히 분노 감정을 자연스럽게 끌어내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재미있는 건, 갑자기 초자아가 되어(엄마에게 감정이입하여) 데이빗을 엄청 혼내는 친구도 있었다는 부분입니다. 무튼, 여러모로 아이들의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들을 효과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책 같아요!
오늘 제가 주목하고자 하는 부분은 조금 다릅니다. 제가 이 그림책을 보면서 정말 재미있게 느꼈던 것은, 데이빗의 표정은 정말 천진난만하고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말 1도 모르겠다는 표정이라는 것이죠. 요 말썽꾸러기 데이빗은, 나쁜 아이어서 "안 돼!" 말을 들으며 혼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하면 안 되는 행동에 대해 아직 몰라서,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혼이 나고 있는 거에요.
무엇이 다른지 아시겠나요?
데이빗은 나쁜 아이 가 아닙니다. 다만 나쁜 행동 을 하고 있을 뿐이죠.
아이들을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가 산만하고, 짜증을 많이 내고, 물건을 훔치고, 매일 화를 내며 물건을 집어 던져도. 이 아이는 나쁜 아이는 아니에요. 다만 사랑받는 방법을 몰라서 잘못된 방법을 쓰고 있을 뿐이죠.
아동 치료가 성인 치료와 다른 점은, 치료사가 교육자의 역할도 함께 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아직 무엇이 바르고 무엇이 그른지 모를 수 있어요. 그걸 알려주는 것이 건강한 성인, 치료자, 부모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음식으로 장난치고, 집을 어지르고, 발가벗고 길거리를 뛰어다니는 데이빗의 표정을 보세요. 엄청 해맑습니다. 이게 잘못인지 몰라요. 하지만, 계속해서 "안 돼!" 소리만 듣다보면, 아이들은 '내 행동이 나쁘구나.'가 아니라, '내가 나쁘구나.' 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아이가 행복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곁다리로 얘기를 하나 더 하자면,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훈육할 때,
잘못된 행동에 대해 명확히 알려주고 대안 행동을 제시하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안 돼. 떨어지면 다치니까. 가지고 싶은 게 있으면 엄마한테 말하렴." 정도면 충분합니다.
저는 이 그림책을 보며, 어른들과는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나쁜 아이는 없다고. 너무 다그치고 몰아세우지 말고, 아이들도 말로 하면 알아 듣는다고.
하루 종일 "안 돼!" 소리를 듣다가 마지막에 울먹울먹하는 데이빗의 표정은, 귀엽고 웃픈데도 마음이 찡하기도 합니다.
'내가 뭐 그렇게 나쁘다고.' 하는 것 같았어요.
이런 포인트까지 작가가 의도하고 그림책을 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해석과 접근이 가능한 것이 또 그림책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혹시 도서관이나 책방에서 이 책을 발견하신다면 한 번쯤은 읽어보세요.
저는 어른으로써 데이빗에 이입해서 제 안의 데이빗을 찾고 느껴봤습니다.
여러분 안의 데이빗은 또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가질지 궁금하네요ㅎㅎ
다들 주말 저녁 잘 마무리하시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