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데릭 레드몬드와 아버지 이야기를 시작으로 매주 한편씩 스포츠를 우리의 관심사와 접목시킨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스포츠가 조금은 편하게 다가가길 기대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변화
(출처 : 아시아경제)
2017년 10월 28일. IOC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서밋에서 성명을 통해 이렇게 밝혔습니다.
“e스포츠가 다양한 국가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강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e스포츠는 올림픽 정신과 연관된 기반을 제공 할 수 있다.”
IOC에서 e스포츠를 수용할 수 있음을 직접적으로 밝힌 겁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에 대해 소극적 입장이었죠. 처음에는 완강히 반대하던 것에서 점차 누그러지다가 이제는 조건부 수용입장을 나타낸 겁니다.
여기에 덧붙여 바흐 위원장은 설명합니다.
“e스포츠가 비폭력, 비차별적, 평화적이어야 한다.”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OCA)는 올해 8월에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시범종목으로 e스포츠를 추가했고, 2022 항저우 대회때부터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습니다.
스포츠에도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제 e스포츠는 더이상 아이들의 장난이나 중독을 염려해야하는 사회 악에서 벗어나 새로운 스포츠의 종목으로 인정 받기 시작한 것이죠. 미래에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프로게임단의 유스 선수로 만들기 위해 피씨방 사교육을 들일지도 모를 일이 되었습니다.
게임 덕후들의 국위선양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겁니다.
가능성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우리는 어떤 게임을 만나게 될까요. 바흐 위원장의 이야기대로 비폭력적이며, 비차별적이고, 평화적인 게임은 무엇이 있을까요. 다수의 게임이 이미 폭력과 선정성을 지닌 상황에서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만약 이를 정확하게 지키려면 우리는 열심히 테트리스나 하고 있어야 할 지 모를 일이죠.
아시안 게임에 앞서 이벤트성 대회로 개최되는 지난 해 실내 무도 아시안게임에서는 스타2/도타2/하스스톤/FIFA가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재밌게도 LOL은 제외 되었습니다.
아직 2018년 아시안게임 종목이 결정되었는지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거의 이 종목들로 간다고 봐야 할 겁니다. 앞으로 IOC에서도 아시안게임의 성패에 대해 주의깊게 살펴보겠죠. 아시안게임에서는 스타2와 도타2가 포함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비폭력적이며, 비차별적이고, 평화적의 의미로 올림픽이 스타를 제외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 앞으로 LOL이나 베틀그라운드 같이 폭력성이 다분한 게임들도 포함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문제점
(출처 : http://egloos.zum.com/sstorm/v/5441847)
e스포츠를 스포츠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려면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스포츠로 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한 종목의 인기가 길어도 10년을 채 넘기기 힘든 e스포츠 시장에서 2-3대회마다 종목을 바꾼다는 것은 그동안의 스포츠의 체계와도 맞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폭력성 입니다. 게임의 폭력성을 어디까지 스포츠의 영역에서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두가지 중 하나의 선택을 해야 합니다.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거나, 약간의 변화를 가해야겠죠.
결국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기존 체제의 수정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올림픽은 인기가 사그라든 100년 전 종목을 4년에 한번씩 봐야 하는 장이 아니라, 순간의 유행에 맞게 빠르게 변화되는 트랜드를 볼 수 있는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포츠는 시민들의 유희를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의 만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스포츠를 통해, 희열을 느끼고, 즐거움을 얻습니다. 오늘 하루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넥타이를 맨체로 야구장으로 향하는 것이죠.
본질적으로 스포츠가 인간의 유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e스포츠가 빠르게 변화하든, 약간의 폭력성이 있든 정도의 차이이지 그 자체가 그리 큰 문제가 되진 않을 듯 합니다.
어딘지 모르게 궤변
(출처 : 코기토)
위에서 지금껏 문제점을 이야기 했지만, 자료를 찾다보니 진짜 문제는 따로 있는듯 합니다. 주제에서 벗어나 조금 다른 이야기를 잠깐 해보겠습니다.
FIFA는 2026년 월드컵부터 출전국을 46개국으로 확대시키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2022년 카타르 대회부터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중이죠. 46개국으로 확대되는 가장 큰 원인은 중국입니다. FIFA는 중국을 본선에 꾸준히 출전 시키길 원합니다. 더 나아가 중동의 팀들도 출전시키길 원합니다. 그들 스스로가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도록 아시아에 다량의 출전권을 배정했지만, 엉뚱한 한국이나 이란 같은 팀만 월드컵에 나오고 있죠.
2016년 LOL 대회는 전 세계에서 총 4300만 명이 모니터를 통해 시청했다고 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e스포츠 시청자 수가 약 3억8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죠. 미국의 스포츠 채널 ESPN도 홈페이지에 e스포츠 코너를 열고 전문 방송국까지 운영합니다. 네이버에도 스포츠란에는 꾸준히 e스포츠가 상위권에 포스팅 됩니다. e스포츠의 인기가 웬만한 인기 스포츠를 능가하게 된 겁니다.
e스포츠 산업의 성장세가 스포츠 산업 전체를 압도하기 시작 했습니다. IOC는 e스포츠를 받아들이는 이유로 젊은 층의 유입을 이야기하지만, 이것을 다시 이야기하면, 새로운 부의 창출입니다. e스포츠를 받아들이지 않기에는 우리 눈앞의 돈이 눈덩이처럼 커져버린 것이죠.
돈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지만, 그동안의 FIFA와 IOC의 부패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분이라면, 이러한 모습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계실 겁니다.
새로운 돈을 위해 변화를 마다하지 않는 두 조직을 보면서,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네요.
불가피한 변화
(출처 : 연합뉴스)
제 생각에, 앞으로 갈수록 올림픽이나 월드컵, 아시안게임의 의미는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점차 사회가 개인화되는 것도 한 몫 하지만, 우리가 비트코인을 보며 ‘민주화’를 이야기하는 것 처럼, 사회와 국가도 점차 작은 단위로 파편화 될 준비를 마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중국이나 유럽과는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어(스스로가 한민족이라 칭하는) 이 문제에 조금은 벗어난 느낌이 있지만, 점차 국가의 의미가 약해질 겁니다. 때문에 IOC와 FIFA, OCA에게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를 유지할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변화에 점차 적응할 겁니다. 우리가 적응하는 것처럼 기성 세대들도 적응할 것이고, 기존의 체제들도 변화할 겁니다. 앞으로는 지금껏 우리가 알던 스포츠 이벤트들과는 다른 모습들로 변화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이 좋든, 싫든 일어나고 있는 변화인 것이지요.
가능하다면 앞으로의 이벤트들은 선수들 뿐만 아니라 우리들도 함께 참여 가능한 이벤트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단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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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어렵고 불편한 사람들에게] 1. 데릭 레드먼드와 아버지 “그럼 함께 가자”
자료 참고
http://bbs.ruliweb.com/news/board/1003/read/2128251
http://cm.asiae.co.kr/ampview.htm?no=2017103009284905353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4/20/0200000000AKR201704200670000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