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전 얘기다.
당시 "다른 코인 구매" 포스팅이 성행했었다. 누군가 글을 올리고, 거기에 보팅을 하면 보팅에서 주어지는 저자 보상 부분(에서 수수료 떼고)으로 다른 코인 (예를 들면 스텔라나 ADA 같은 거)을 산 후 보팅한 금액의 비율로 적립해주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스팀파워 보팅으로 사는 구매 대행 서비스였다. 그리고 이 서비스(?)가 스티밋의 가치를 훼손시킨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 가치란 바로 스티밋의 궁극의 목표인 "소통의 가치"이자 동시에 글로 표현되는 "생각의 가치"를 말하는 것이었다. 당시 나는 물론 "소통 및 생각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그 순수함에 더하여 스팀에 여러 기능이 더해지면 그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공격적인 글을 한 번 적었었는데...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라고 썼지만 사실은 몇 달)이 흘렀다. 당시 내 글에 와서 "생각의 가치"를 강고히 주장하던 사람이 지금 스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아니, 이렇게 되는 모습을 예견하고 미리 활동을 중지한 거였나?
얼마 전(= 1-2주 전) 한 글을 보고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그 글을 쓴 분 역시 처음에는 작가의 입장에서 스티밋에서 잘해보려고 활동 시작하셨으나 곧 그 한계를 느끼고 최근에는 투자자의 입장으로 돌아선 분이었다. 그 분 글의 주 내용은, "스티밋 생태계는 결국 스파가 모든걸 결정한다. 그래서 스파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실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느끼기로 너무 갑작스런 태도 변화도 놀라웠지만 (그리고 이 부분은 그 분 사정이라 사실 내가 뭐라 할 처지도 아니고), 사실 가슴 아픈 부분은 "스파가 모든걸 결정한다"라는 내용을 스티밋의 제1원칙으로 내세웠다는 점이었다.
나도 안다. 그것은 현실이다. 어떤 이의 글은, 그리고 발언은 스파에 많이 좌우된다. 그래서 스파 높은 사람의 주의를 끌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 않나? 스티밋 본연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그 부분은 부작용 같은 거 아니었나? ... 모르겠다. 빨리 빨리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 나만 청학동에 들어앉아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는 건지도.
최근 스팀코인판 (SCT)에 대해서 한가지 실망스러운 점을 알게되었다. 그것은 큐레이션 보상 방식이 스티밋과 달리 설계되어서 셀봇 보다 오히려 대세글, 보상 많은 글에 늦게라도 보팅을 따라 붙이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설계로 인해 셀봇은 자연스레 없어질 거란 얘기였다. 물론 나도 셀봇을 좋아하진 않는다. 셀봇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웃에게 얼마나 신경을 안쓰면 셀봇할 보팅 파워가 남는거지?' 라는게 내 기본 생각이다. 특히 자신의 글에 정성스런 댓글 달아준 사람에게는 10% 보팅 주고 그 밑에 '감사합니다' 다섯 글자 적어놓고 댓글 셀봇 100% 하는 사람 (실제 본 적 있습니다!)은 진짜 상종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래서 그 부분은 좋은데... 대세글에 늦게라도 보팅 합류하는 게 좋은 시스템이라... 이건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는 시스템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어떤 글이 대세글에 오를 수 있는가, 내 글이 대세글에 오를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하다.
대세글에 오를 만한 작가가 되는 것은 스티밋에서 소소하게 치킨값 버는 작가보다 진입 장벽이 훨씬 더 높다. 그렇다고 큐레이션으로 이득을 보려면 결국 그 토큰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럼 다시 투자 얘기로 귀결된다. 한 때 스티밋이 리소스 크레딧 시스템 도입하면서 신입들에게 허들이 너무 높다고 성토했던 적이 있다. 여러 사람들이, 신입들이 무조건 스팀 얼마씩 사서 시작해야 하냐고 따졌었다. 이 의견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적고 보니 동전의 양면같은 형상인데... 하나를 잡으려니 다른 하나를 놓칠 수 밖에 없는 것이려나. 그런데 사실 이런 내용들과 상관없이 스코판은 나와 맞지 않는다. 나처럼 피드가 밀려서 3-4일 뒤에서 천천히 따라오는 사람에게 보상 3일 마감은 너무 짧다. 그래서 SCT 토큰은 팔아서 스파로 환전했다. 보팅바 유지하려니 500스파는 되어야 겠는데, 이제 저 지긋지긋한 유료 임대의 덫에서 벗어나고 싶다! (외제차는 좀 굴려야겠는데, 이제 저 지긋지긋한 학자금 또는 집담보 대출에서 벗어나고 싶다... 라는 느낌이네ㅋ)
그래서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봐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 중에서 그나마 생각난 것이, "이웃에게 댓글을 좀 더 달자"이다.
여러 사람들이 스티밋에 보팅도 자동 보팅봇에 맞겨놓고, 삶이 바쁜건지 아니면 다른 더 재밌는 거리가 있는건지, 무플 포스팅이 점점 더 많아지는 느낌이다. 거기에 의미있는 댓글을 달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형식적인 댓글은 달고싶지 않다. 예전에 두 팀이 서로를 비판하며 대응하는 포스팅 싸움? 전쟁? (이런 일은 종종 발생한다) 중에 어떤 사람이 여기서는 '아이고 맞습니다' 하고 저기서는 또 '맞네요 맞아' 하는 모습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 사람이 황희 정승같은 대인배인지도 모르겠다...)
생각은 이렇게 하는데... 사실 쉽지 않다. 평소 생활에서도 과묵함이 특기인 사람인지라 가벼운 말 남기는 것도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이런 말 하면 어떨까, 저런 말 하면 오히려 상처받는 건 아닐런지, 소심해지기도 하고... 아무튼 나만의 스티밋 제1원칙은 '네 이웃을 돌아보라'로 정했다.힘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