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ironsea.tistory.com)
이번 포스팅은 지난 ‘전자책 장기대여금지와 블록체인을 통한 해결 방안 아이디어’에서 님과 나누었던 대화에서 발단이 되어 작성했습니다.
출판사와 대형서점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던 중 님께서 최근의 독립서점의 자생 가능한 경쟁력이 필요하단 의견을 주셨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5-6년 전에 했었던 아이디어가 떠올라 포스팅하고,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번 글처럼 좋은 의견들을 많이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생각을 더듬어 봤습니다.
오늘 아이디어의 발단은 제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학창 시절이라 해봤자 10년이 조금 넘은 시점이기에, 그 당시에도 소형 서점들의 인기는 없었습니다. 이미 대형 서점들이 유통망을 장악한 상황이었죠. 그래도 학교 주변의 서점들은 학생들의 참고서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비교적 장사가 잘 되었습니다. 당시에 학교에서 지정해 준 참고서들이 있기 때문에, 책을 구입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학교 후문에 바로 있던 서점에서는 아예 끈으로 묶어 놓고, 참고서들을 판매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영업이 그렇게 나쁘진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몇 년이 흘렀습니다. 저는 당시 학교 주변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해당 서점을 자주 지나쳤는데, 어느 순간 학교 앞 서점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서점에서 50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조금 큰 서점은 남아 있긴 했지만, 매장에 손님이 있는 것을 거의 보지를 못했죠.
항상 지나칠 때마다 안타깝더군요.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말합니다. 문제라고 생각된다면 자신 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만약 소형 서점으로 사람들이 가지 않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 나부터 가서 책을 구입하라는 것이죠.
그런데 저는 20살 이후부터 지금껏 그 서점에서 책을 구입한 것을 손에 꼽습니다. 궂이 불편하고, 혜택도 없는 곳을 왜 이용해야 하지. 문제가 있으면, 내가 구매해주면 끝나는 것인지. 그러면 정치에 문제가 있다 생각 들면, 투표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고, 환경에 문제가 있다 생각 들면, 머그컵 들고 다니면 그걸로 끝인지.
관점의 차이일 수 있지만 제 생각에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바꿀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문제가 있다고 내가 가서 책을 산다 한들 바뀌는 것은 없으니까요.
우선 대형 서점과 소형 서점의 격차 문제에 대해 짧게 알아보고, 아이디어 논의를 이어 가겠습니다.
대형 서점과 소형 서점의 격차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년 사이에 50평 미만의 소형서점이 4천2백여개에서 2천2백여개로 크게 줄었습니다. 손님들을 대형서점이나 인터넷서점에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이제 익숙한 멘트가 되었지만, 이 멘트는 2002년 YTN 뉴스 보도 내용 중 일부 입니다. 당시는 인터넷과 대형 서점이 밀고 들어오면서, 2년만에 50% 가까이 소형 서점이 사라진 것이네요.
“최근 2년 사이 서점이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말 서점 수는 2331개로 2011년 말 2577개에 비해 246개 줄었다. 문구류 판매 등 겸업을 하지 않고 책만 판매하는 순수서점은 1625곳으로 1752곳에서 7.2%이상 감소했다.”
이 기사는 2014년 스카이데일리 기사입니다. 비율만 바뀌었을 뿐이지, 내용은 대동소이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양상인 듯 합니다. 책을 많이 읽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조차 2017년 기준으로 서점없는 지자체가 20%가 넘었고, 전국 서점수는 2000년과 비교해 40% 이상 감소했다고 전해지네요. 단순히 독서하지 않는 인구 증가 뿐만 아니라, 대형 서점으로 고객이 몰리는 것 또한 중요한 이유입니다.
2016년 경향신문에 나온 기사 내용을 보면, 출판사 매출은 전년대비 1.3%, 영업이익은 0.4% 감소한 반면, 대형 서점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0% 증가합니다. 엄청난 차이이죠. 이 말은 출판업계의 성장은 전혀 없거나 감소하는 반면, 대형 서점들이 기존의 이익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최근 들어 소형 서점들이 각자의 특색을 살려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긴 하지만, 폐점률 또한 만만치 않기에 이또한 올바른 대안인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이견이 있습니다.
아이디어
상하이에 있는 중국 내 1호 독립서점, 바나나피쉬븍스(Bananafish Books)(출처 : 인디포스트)
우선 기존 소형 서점들의 문제점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나는 왜 대형서점으로 가는가. 집 앞에 서점이 있음에도 왜 궂이 멀리 있는 교보나 영풍을 찾게 되는가. 제가 생각한 대형 서점의 장점은 이렇습니다.
(A) 온라인과 모바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B) 서점에 책이 많기도 하지만, 서점에 어떤 책이 몇권이나 있는지를 앱이나 사이트를 통해 알 수 있다.
(C) 오프라인 서점이 전국에 많다.
(D) 서점 자체가 하나의 테마 공간으로 잘 꾸며져 있다.
(E) 포인트가 하나로 합쳐져 있으며, 온오프라인과 모바일에서 사용이 쉽다.
거기에 소형 서점의 장점도 생각해 보죠.
(F) 작은 서점들이 동네마다 있으면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이것 외에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우선 쉽고, 영향력이 있을 것 같은 부분부터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소형 서점이 온라인 영업을 하거나 서점을 확장해 테마 공간으로 바꿀 수는 없을 겁니다. 제 아이디어의 출발은 협동조합의 형태와 유사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선 포인트부터 하나로 합치겠습니다.
(ㄱ) 전국의 서점들이 여전히 1000개 이상 남아있는 가운데, 이들이 연대하면 10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지닌 거대 사업체가 될 수 있습니다. 우선은 이들의 포인트 체계를 하나로 통합 합니다. 종이 쿠폰보다는 모바일 앱으로 이용 가능한 포인트 체계 혹은 블록체인 토큰의 형태로 통합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만약, 서울의 A라는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고, 포인트를 토큰으로 받으면 해당 토큰을 부산의 B라는 서점에서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러면 우선적으로 대형 서점만의 장점 하나가 상쇄됨과 동시에, 접근성 면에서 100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이 갖는 시너지 효과를 살릴 수 있습니다.
(ㄴ) 조금 더 나아가서, 서점들의 POS 관리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합니다. 각 서점의 무슨 책이 얼마나 있는지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통합해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리합니다. 그것을 사용자의 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가령 내가 사는 동네에서 가까운 서점을 위치 찾기로 바로 확인해주고, 해당 서점에서 원하는 책이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면 사용자의 편의를 더욱 높일 수 있어, 소형 서점의 이점인 접근성을 살릴 수 있게 됩니다.
(ㄷ) 여기에 편의를 더하기 위해서 서점 간의 판매, 환불 등의 시스템도 공유하도록 만드는 것이 좋겠습니다. 만약 A라는 서점에서 책을 구입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환불 하거나 교환하고 싶습니다. 내 책의 구입 내역이 앱에 통합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면, 집 앞 B 서점에서 교환하거나 환불할 수도 있을 겁니다. 비용은 추후에 A서점과 B서점 간에 정산하면 되니까요.
(ㄹ) 소형 서점들이 연대할 경우 대형 서점이 갖는 테마 공간이라는 이점은 오히려 쉽게 역전 됩니다. 최근 소형 서점들은 생존을 위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컨셉을 만들고 있죠. 특정 취향을 테마로 하는 서점이나 카페형 서점, 데이트 카페 형태의 서점들. 이러한 마이너한 느낌은 대형 서점이 쫓아갈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주게 됩니다.
(ㅁ) 마지막으로 남은 문제가 온라인 서점입니다. 이 부분은 단순히 서점들이 연대하는 방법으로만 해결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한번 보죠. 우선은 앱을 통해 가까운 서점에 어떤 책이 있는지 알려줄 수 있기 때문에, 앱을 통해 바로드림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서점에 책이 있다면, 바로드림으로 결제하고, 준비된 책을 받아오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다만 온라인 택배 서비스의 경우, 기존의 방식처럼 온라인 유통구조를 갖추는 편이 가장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1000여개의 서점들이 출자해 각자의 지분대로 투자해 설립할 수 있다면, 비용 문제는 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살아남는 길
(출처 : 뉴시스)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장황한 글이 되었네요. 다른 분들이 이 글을 읽으며 어떤 생각을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소형 서점들이 대형 서점들을 압도하는 장점들을 분명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것들이 파편화되어 흩어져 있다 보니, 힘이 생기지 않고, 답을 찾기 어려운 것이겠죠.
최근의 모습들을 보면, 산업의 형태가 비슷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기업화, 대형화를 통해 조직적 유통망을 갖출 것인가 아니면, 나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가지고 틈새 시장을 노릴 것인가.
해당 아이디어는 작은 힘을 하나로 모아 기업화, 대형화를 이루자는 측면의 아이디어입니다. 어찌보면 블록체인이 추구하는 모습과도 조금 비슷하지 않나, 지금 글을 작성하면서 생각이 드는군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저는 출판업계와 전혀 관련이 없지만 이런 아이디어와 논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저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누군가는 작가의 입장에서,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은 그 분들의 입장에서 의견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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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참고
http://203.241.185.12/asd/read.cgi?board=News1&nnew=2&y_number=8941
http://www.skyedaily.com/news/news_spot.html?ID=15701
http://www.hankookilbo.com/m/v/c2ecd72c34ac48dea171ae5db895e24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5021826011&code=960100
http://blog.besunny.com/?p=44304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5997
http://mnews.joins.com/article/21511837#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