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빠와 함께 여행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여행기를 올렸던 혀니입니다:)
베네치아를 마지막으로 부자(父子)의 여행은 끝이났네요 ㅜㅜ
내일 오후 12시에 비행기를 탄 뒤, 장시간 비행 끝에..
26일 오전에 한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ㅎㅎㅎ
오늘로서 이제 공식적인 여행은 모두 마쳤는데요.
오늘은 그냥 하루 종일 여유롭게 베네치아를 돌아다니며
이것 저것 기념품을 샀네요:)
엥? 그럼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하나? 기념품?
아닙니다.
오늘은 좀 색다르게 '아빠와 함께하는 여행'에 대한
저만의 느낌(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네요 ㅎㅎ
출발 하는 날!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1.여행의 시작
작년 가을이었습니다.
저는 1년 휴학을 하고 낮에는 알바를
밤에는 찍어둔 영상를 편집하는 일상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빠가 제 방에 들어오셨습니다.
'아들, 아빠랑 여행 같이 안갈래? 일단 예산은 걱정하지 말고 루트만 짜봐'
여기까지 보시면 다들 "와 아빠랑 짱 친한가보다 부럽다"
하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사실 그렇진 않습니다. 물론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었으나,
그렇게 많은 교류가 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빠는 고등학교 지리 선생님이시자 자신의 분야를 계속 연구하는
학자이십니다. 그런 아빠는 저에게 어쩔 때는 선생님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빠와 대화를 하긴 했지만,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서 했기보다는
약간 제 삶을 검사받는 느낌으로 했던 면이 많았습니다.
왜 학교가면 선생님들이 생활지도 같은 거 하시잖아요.
저도 약간 그런 느낌으로 '저 이렇게 살고 있어요!! 잘 살고 있죠?'
얘기하고 제 삶을 검사 받고 아빠가 만족하실만한 말만 하는??
물론 항상 그런건 아니었지만...
그리고 가정의 대소사와 친척들의 이야기,
즉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부를 수 있을법한 이야기들은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습니다.
이기적이죠?
나이는 20대 후반을 향해가는데, 정작 가까운 가족의 이야기는
잘 모르고 제 인생을 향해서만 나아가며 만족하는 저였었습니다.
다시 본래의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ㅎㅎㅎ
아빠에게 저런 파격적인 제안을 들은 저의 머릿 속엔
단 한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와... 가고 싶던 여행을 공짜로? 그것도 내가 루트도 다 짜고???
아빠랑 단둘이 여행을 어떻게 가지.. 하는 생각보다
와 공짜여행이다~~ 가 제 마음을 완전 사로잡았습니다.
오케이 좋습니다! 여행 가죠!!!
혹시나 아빠 마음이 바뀌실까봐 ㅋㅋㅋ
저는 즉시 다양한 여행루트를 조사해보았습니다.
스페인-포르투갈과 지금 여행의 루트가 최종 후보에 올랐고,
결국 더 많은 국가와 도시를 경험하는
지금의 여행으로 결정되었습니다.
2.처음부터 삐걱대다
체코 프라하에서
그 후로 비행기 in/out 만 예약해논 채로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새해가 되니까 저도 슬슬 여행생각에
설레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빠와 함께한다는 설렘이 아닌,
유럽을 간다는 설렘이었습니다.
만약 다른 곳을 갔다면, '아빠와 함께하는데
재미가 있을까?' 싶었겠지만
설마 유럽인데... 뭘해도 재밌겠지 싶었습니다.
체코 프라하에서
하지만 저는 유럽에 대한 기대감에 사로잡혀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할 때 무조건 일어날 수 있는
갈등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처음부터 삐걱거렸습니다
체코에 힘들게 도착했을 때였습니다.
저도 처음 오는 곳이라, 구글지도 하나에 의지하며
에어비앤비 숙소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야속한 gps는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며 저를
혼란에 빠트렸습니다.
이렇다보니 저도 갈피를 못잡고 이리 저리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짜증도 몰려오고 하니 아빠와 오고가는
대화가 고울리가 없었습니다.
아빠는 지도 보기에 익숙하신 분입니다.
휴대폰 gps를 이용해서 찾아가는 지도를 경험해본 적이 없으십니다.
잘 모르셨기에 '뭐 그리 길을 해매냐' 한마디 하신 건데,
저는 여기에 버럭 화를냅니다...
'gps가 그런 걸 나보고 어쩌라고?? 아빠가 찾아보던가!'
더 친절하게, 차분하게 설명해드리고 함께 길을 찾을 수 있는 거였는데.
저는 그런 아들이 못되었습니다.
아빠도 내심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힘들게 에어비앤비 숙소를 찾고
방에 들어오자마자 아빠가 하신 건 다름아닌..
포옹이었습니다.
아들을 꼭 안고, 수고했다. 한 마디 해주셨습니다.
뮌헨 bmw 박물관에서
그 뒤로도 여러가지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그 모든 걸 다 기록하기엔 너무 자잘하고,
또 이야기도 길어지고 읽어주시는 여러분들도
지루할까봐 하진 않겠습니다.
확실한 건 많은 의견 충돌이 있었습니다.
특히 첫 여행지였던 체코에서 많았습니다.
충돌이 있고 화가 날 때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직 여행 많이 남았다. 이러면 득 될 거없다.
아빠와의 의견을 조율하고 아빠를 이해하려고 한게
아닌, 그냥 앞으로 여행에서 내 자신의 편안함만을 위해
충돌이 있을 때마다 꾹 누르며 대처했었습니다.
그렇게 순간 순간 넘기며 독일, 오스트리아를 다녔습니다.
3.아빠와 잊을 수 없는 대화의 순간들
비엔나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여행이 반쯤 지났을 어느 저녁이었습니다.
에어비앤비 숙소의 장점을 이용해서,
숙소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아빠와 단둘이 맥주 한 캔을 하며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 때 무심코 저는 그동안 관심두지 않았던
가족과 친척에 대한 이런 저런 질문들을 하게됩니다.
그때 아빠의 대답은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한 지붕에서 살면서 나는 모르고 있었던....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었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저는 상사가 아닙니다.
집안의 감독도 아닙니다
가만히 있는 저에게 아빠가 먼저 와서
이런 저런 일들을 말해주는게 아니라
제가 먼저 다가가고 이야기 했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단순한 이치를... 나이 먹고야 알았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에 대해 별 생각이 없으신 줄 알았던 아빠는
사실 저에게 먼저 말해 주시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날 저는 많은 것들을 알았고, 또 내가 얼마나
나만 생각하고 살았는지 깊은 반성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빠를 이해했습니다.
엄청 강하게 버텨주실 줄 알았던 아빠도
사실 제가 하는 말에 무수히 상처를 입으시는.. 분이라는걸
아빠 위에 앉은 세월의 무게를 보았고
또 나이만 먹었지 한 없이 가벼웠던
이기적인 제 자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4.여행을 마치며
이탈리아 베네치아 파스타 식당에서
이렇게 깨달은 제가 변했냐고요?? 하하
그 뒤로도 여러 갈등 상황들은 많았답니다.
하지만 초반의 갈등과 확실히 다른건
이제 저는 아빠를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연약한 인간이라 한번에 변화되지 못할뿐..
바꾸고 맞추어 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입니다
이번 여행을 기점으로
이제 누군가 저에게 '와 아빠랑 친한가보다..'라고
한다면 '그런가....' 생각하는것이 아닌
그래 나 아빠랑 친해. 아빠 짱 좋아 부럽지?라고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자랑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또 시간이 흘러서 이 순간을 회상한다면
저는 이 순간을
아름다웠던 그날의 유럽여행이 아닌
아빠와 함께했던 소중한 여행으로 회상할 것 같습니다.
한치앞도 모르는 게 미래인데,
이렇게 현재에 소중한 순간을 경험하고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된 것에 한 없이 감사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아빠와 단둘이 여행한다는 것의 의미
를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 줄 것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값진 소중한 순간이었다고
이상으로 모든 여행기를 마치겠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시고
보팅과 댓글을 달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간의 여행기 입니다.
https://steemit.com/kr-newbie/@hisc/0-20 (#0 예고편)
https://steemit.com/kr-newbie/@hisc/3mxddv-1 (#1 프라하)
https://steemit.com/kr-travel/@hisc/2dmqpm-2 (#2 프라하)
https://steemit.com/kr-travel/@hisc/3 (#3 프라하 마지막)
https://steemit.com/kr-travel/@hisc/nkzrj-4 (#4 뮌헨)
https://steemit.com/kr-travel/@hisc/5 (#5 뮌헨~잘츠부르크)
https://steemit.com/kr-travel/@hisc/6 (#6 잘츠부르크)
https://steemit.com/kr-travel/@hisc/7 (#7 비엔나)
https://steemit.com/kr-travel/@hisc/8 (#8 비엔나 마지막)
https://steemit.com/kr-travel/@hisc/9 (#9 브라티슬라바)
https://steemit.com/kr-travel/@hisc/10 (#10 부다페스트)
https://steemit.com/kr-travel/@hisc/11 (#11 부다페스트 마지막)
https://steemit.com/kr-travel/@hisc/12 (#12 자그레브)
https://steemit.com/kr-travel/@hisc/13 (#13 루블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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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teemit.com/kr-travel/@hisc/15 (#15 베네치아)
https://steemit.com/kr-travel/@hisc/16-murano-burano (#16 베네치아)
https://steemit.com/kr-travel/@hisc/17 (#17 베네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