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어떤 역의 명물 강아지. 다들 전보다 더 돼지 됐다고 다이어트 좀 하라고 한 마디씩 하고 간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동쪽일 수록 기차를 기다리는 잡상인이 많다.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잡상인이 파는 음식이 더 맛있다. 아무래도 직접 요리를해서 그런 것 같다.
우리와 함께 시베리아 횡단열차 꼬리칸에서 함께 지내게된 군인들은 낙하산 부대였다. 시베리아의 낙하산 부대인 그들은 훈련을 마치고 모스크바 인근의 야산으로 가서 나무를 벌목(?)하러 이동하는 중이라고 한다. 아니... 낙하산 잘 타다가 갑자기 왠 벌목일까? 어느 동네나 군인은 국가에서 아무도 안하는 잡일의 귀재인가 보다. 거기에 한국군인은 그 동네 돈벌이 표적까지 되니
시베리아 부근의 시골동네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대학은 거의 대부분이 안가고 바로 군대를 마친 뒤에 각자 가업을 이어간다. 그래서인지 나이가 전부 20살또는 21살이다. 우리처럼 약간 늦은 나이에 군대를 온 사람은 극히 드물다. 다민족국가인 러시아의 군대는 흔히 러시아인이라 생각하는 슬라브족과 우리와 똑같은 모습의 몽골의 타타르족이 있다. 이 부대를 기준으로 말한 것이라 다른 지역의 부대는 또 다르겠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걱정은 조금 내려놨다. 오기 전부터 워낙 인종차별을 걱정하는 말이 많아 러시아에 인종차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타타르족이 워낙 많아 실제로 전혀 못느낀다.
이 부대에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면 술이다. 러시아군은 술을 일체 마실 수 없다고 한다. 마시게 되면 군법에 의거하여 굉장히 큰 벌을 받기 때문에 소대장이 우리에게 특별히 부탁까지 했다. 그래서 우리도 원래 기차에서 맥주를 마시며 갈 생각이었으나 괜히 불쌍한 군인들의 마음만 심란하게 할까봐 일체 마시지 않았다. 심지어 약한 술이 들은 음료인 크바스조차도 입에 대지 않았다.
마트에 가면 술이 절반이다. 이렇게 술이 널리고 널렸지만 군인은 마실 수 없다
기차 안에서의 생활도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열심히 달릴 때는 침대에 누워 책을 보거나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좀 지루하다 싶으면 옆에 할머니나 군인들과 한국에서 가져온 먹을 것등을 건내며 수다를 떤다. 역에 잠깐 내릴 일이 생기면 잽싸게 마트로 가서 먹을 것을 잔뜩(주로 빵과 라면)사와서 한 시간동안 맛있게 먹는다. 먹었으면 아무말없이 다시 취침. 이제 몇 시인지는 전혀 관심도 없다.
군인 중에 한 명의 할머니가 정성스레 만드신 산딸기잼. 러시아에서 산딸기잼은 만병통치약처럼 쓰인다. 뜨거운 물에 타서 차로 마시고 빵에 발라 먹는다.
다른 군인이 준 초콜렛. 한 두개만 먹고 돌려줬다. 어우야... 니네한테 엄청 소중한건데 내가 이걸 어찌 먹냐...
문득 들은 생각인데 안나 카레리라는 1등칸을 탔겠지?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하이라이트라 생각하는 지역이다
집이 예쁜 것도 아니고 특별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마을이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곳이다
마성의 해바라기 씨. 나중에 알게된 것인데 해바라기씨는 횡단열차의 필수품이다. 이걸 까먹고 있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저물어가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