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마지막주, 일주일의 매우 아주 많이 짧은 방학을 갖게 되었어요. 일주일이지만 날씨가 딱 좋은 시기라서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멀지 않은 도시 홍콩으로의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마침 휴직을 하신 엄마와 함께 가게 되어 인생에서 처음으로 엄마와 단둘이 어딘가에서 외박을 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네요😊 그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여러 정보와 함께 기록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나올 글들은 여행 중 적은 일기를 바탕으로 하는 여행기입니다. 까먹고 싶지 않아 끄적이는 것이니 퀄리티가 조금 떨어질 수 있어요, 이 기록들은 나중에 내가 또 갈 때를 위해! 그리고 앞으로 여행갈 스티미언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 18-03-26 홍콩으로 떠나는 모녀, 인천공항 제 2터미널, 침사추이, 중경삼림과 청킹맨션
- 18-03-27 홍콩섬 소호거리 구경, 사진으로 보는 소호 거리
- 18-03-27 홍콩의 친구가 데려가 준 빅토리아 피크와 스탠리 베이
- 18-03-28 갑자기 일정을 바꿔 홍콩 디즈니랜드로!
- 18-03-28 엄마와 헤어져 혼자 마시는 커피, 사진전과 야경 그리고 딤섬 點心
엄마는
디즈니랜드에서 짧은 시간동안 누구보다 신나게 즐기셨고
그러고 나니 발바닥이 노곤노곤, 낮시간이지만 벌써 녹초가 되셨다.
그래서 엄마를
쿠키와 밀크티도 사드려 달랜 다음
호텔 앞까지 에스코트 해드렸다.
나는 아직 더 돌아다닐 만한 체력이 남아있어, 호텔근처에서 혼자 걷고 커피를 마시기로 한다.
높고 빽빽한 건물들 사이에 놓치기 쉬운 어느 커피집에는
친구와 연인과 같이 온 손님들로 가득하다.
자연스레 들어와 자연스레 혼자 앉아 주문하는 내가 이곳 사람으로 보였을 지,
아니면 누가봐도 혼자온 관광객처럼 보였을 지 궁금하다.
이 곳에서 혼자
이번의 '모녀여행'은 성공적이었는지,
지난 삼일간 어떤 경로를 걸어왔는지 회상한다.
과연 여행에서 '성공'이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지도 고민한다.
인생에서 성공의 기준이 사람들마다 다르듯
여행이 성공적이었다는 말도 사람들마다 의미가 다를 것이고
한 사람의 여행도 매번 목표와 성공이 달라질 것이다.
카페에서 '여행, 로맨틱, 성공적'에 대한 결론은 나지 않았으나
엄마와 함께 걱정없이, 하고싶은 것을 하며 돌아다녔다는 것엔 의심없다.
그리고 엄마가 하고 싶은 것 중 하나인
엄마 친구의 사진전을 방문하기 위해
호텔에서 엄마를 깨워 출발했다.
여행자라면 가지 않을 법한 곳에, 학교들 사이에 있는 곳이었다.
홍콩에서의 첫 사진전이라는 엄마친구의 (이전화에서의 그 엄마 친구!)
어떤 정성과 마음이 들어간 사진들을 보고
감사하게도 가까이서 직접 작가의 설명까지 들었다.
어제 만나고 다시 본 건데도
반가워 하는 사이,
그리고 30년전에는 이렇게 만날것을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사이.
내가 맘에 든 사진은 끊임없이 지어지는
홍콩의 건물들.
엄마 친구의 사진전을 다녀온 뒤로 걸으며 계속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잘 찍은 사진을 보니
나도 잘 찍고 싶어졌는지
이제는 주인공이 엄마가 아닌 사진들을 막 찍었다.
(photography 태그 달 만 합니까..?)
사진전이 열리는 장소가 관광객들은 잘 가지 않는 동네를 지나야했기 때문에
중심지보다 더 홍콩스럽고
더 이질감이 느껴지는 동네를 구경할 수 있었다.
피사체가 본인이 아닌 사진을 계속해서 찍고 있으니
엄마는 '너도 사진 배우고 열심히 찍고 다녀' 라며 격려한다.
엄마 친구와 나의 (한때의) 전공은 같다.
전공을 살리시지 않고 아줌마는 그때의 취미생활을 현재의 직업으로 만드셨다.
그 점 하나만으로 속에서는 용기가 생긴다.
아마도 몇몇만이 아는 나의 꿈도 30년 후에는 이루어져 있겠지.
일명 Ladies market으로 유명한 야시장에서는 1/3은 깎아야 한다. 사고 싶은 게 있으면 가격을 물어보고, 너무 비싸다고 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당신에게 원하는 가격을 물어볼 것! 그건 너무 싸다며 흥정을 하다가 지쳐서 떠나는 모양새를 하면 소매를 잡으며 당신이 부른 가격으로 판매한다.
해가 지고
침사추이로 돌아와 야경을 본다.
이때쯔음 해변가에 공사하는 건물도 많고 시추선도 있어 야경은 썩 보기 좋진 않았다.
그래도 한 번 보는거지.
야경 사진 너무 못찍어서 사진 찍겠다는 마음은 싹 사라졌다.
이제 다음날이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우리 둘만의 첫 여행을 회상한다.
뭣보다
같은 장면을 보고 눈물흘리며 웃었던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다시 한번 웃는다.
디즈니랜드에서 더워하며 줄서던 홍콩 중딩주머니에서 수건이 나와 까까머리를 문지르는 장면이라던가..
깨알같은 팁이라면, 까오룽에서 홍콩섬의 야경을 보기 좋은 장소로는 시계탑이 있는 페리 선착장이나 스타의 거리가 앉을 곳도 많고 넓게 볼 수 있어 좋다.
(옆은 김비서가 너무하네에서 조명을 맡는 동키가 생각난다)
늦은 저녁으로 침사추이 역근처를 왔다갔다하며
여러번 눈길이 간 딤섬전문점에 왔다.
이렇게 시켜먹고 고작 128홍딸 (약 17400원) 이라니.
딤섬 點心 은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의미이다.
광둥지역에서는 끼니와 끼니 사이에 간소하게 점을 찍듯 먹는 간식으로 여겨져
이런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띡하고 간소하게 먹는다는 의미보다는
한번 먹고 나면 그 맛이 너무 좋아
마음속에 오래 남아 점으로 남는다고 여기고 싶다.
지워지지 않는 점이 된다는 말이 마음에 들어 이 여행을
이전의 다른 여행과는 다른 점으로 남기고 싶다.
좀 뜬금없지만 마음에 점을 찍는 여행을 '딤섬여행' 이라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