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반나절의 로동임시휴업을 가졌다.
프리랜서 일이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1차를 넘기고 피드백을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오랜만에 잠시라도 어디를 나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찼기 시작했다. 돌아다니면서 얻게 되는 새로운 생각들에 배가 고프던 참이었다. 전시를 보러갈까, 서점을갈까 한참을 고민하다 우연히 찾은 연남동 서점에 가기로 결정했다. 지난 달에 새로 생긴 따끈한 신상서점이었는데, 큐레이션 주제가 마음에 들어 가보기로 했다.
홍대입구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서점 '스프링 플레어(SPRING FLARE)'.
부동산 등 상가건물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다른 연남동 서점들에 비해 좀 모던하고 심플한 분위기를 풍기는 듯 했다.
깔끔한 내부. 독립서점치고는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이었다.
그렇다. 이곳은 일상예술서점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일상예술이라니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큐레이션 된 책들을 하나씩 살펴보다보면, 이 서점이 위치하고자 하는 지점이 어딘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전문적인 예술서적을 다루는 서점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상적인 것만 다루는 서점도 아니다. 두 영역에 모두 다리를 걸치고 경계선에 있는 책들이 이 서점에서 발견된다. 에세이도 있고, 일러스트도 있고, 사진도 있고, 소설도 있지만, 모아놓고 보면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왔다갔다하는 주제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무슨 책을 살까. 한참을 고민했다.
내가 고른 책은 '예술의 사생활 : 비참과 우아'.
공연예술정보지 기자였던 저자는 예술가들의 예술 뒤에 가려진 삶과 일상의 전혀 다른 모습들을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게 이 모순적인 공존에 대해 관심을 갖고 탐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모순적인 요소들은옳고 그름의 기준으로 나누지 않고, 예술을 완성하는 과정에 예술가에게 존재했던 비참하고 우아했던 모든 사생활을 이야기 한다. 미켈란젤로, 단테 부터 고갱, 고흐까지.
이 책이 가지는 예술과 일상의 균형점이 이 서점과 무척 닮아있다고 느꼈고, 내가 하고자 하는 앞으로의 일의 방향과도 매우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그런 이끌림에 이 책을 골랐나보다.
그렇게 반나절의 로동임시휴업을 끝내고, 다시 로동에 돌입.